공항·항만 의료복지 취약 '결핵 청정 인천' 고민해야

지난해 11월4일.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지하철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환자복을 입은 승객이 내렸다.

그 승객이 결핵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교통공사는 방송으로 결핵 환자와 같이 타고 있던 승객 모두에게 내리라고 요구했고 텅 빈 열차를 차량기지로 보내 내부 소독을 진행했다.

즉, 결핵 환자 1명 때문에 바쁜 아침 출근 시간대 승객 전원을 열차에서 내리게 한 것이다.

물론 결핵 환자가 기침 등을 한다면 공기를 통해 결핵균이 전파될 수 있어 위험한 건 사실이다.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행동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결핵 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결핵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할 경우 30% 확률로 결핵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국내 결핵 환자는 지난 2017년 기준 3만6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 같은 경우 결핵 환자 수는 1860여명 정도로 집계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가 결핵 관리 종합 계획으로 철저하게 결핵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결핵 사망률과 결핵 환자 발병률은 여전히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1위로 나타나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현재 인천은 인구도 많을뿐더러 인천공항이 있어 결핵 위험국의 외국인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실제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이 10만명당 각각 513명과 43명으로 세계 최고 결핵 후진국인 북한의 이탈 주민도 점점 늘고 있다. 문제는 인천공항과 항만 등은 의료 복지가 취약해 이를 제대로 대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천은 북한과 경계선 없이 바다를 사이로 마주보고 있어 특히나 공기 전염병인 결핵 관리가 절실한 곳이다. 만약 결핵과 관련된 안전 정책 등이 없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결핵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결핵 환자를 발견했을 때 다른 시민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동시에 결핵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완치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이는 쉬운 게 아니다. 결핵에 걸리는 원인이 찬 공기 등으로 인해 기침과 같은 감염 질병에 걸리면서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지난해 8월 연수구에 있는 한 유치원 교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자 유치원생 400여명에 대한 결핵 여부를 파악하고자 보건당국의 역학 조사가 진행됐었다. 유치원 교사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흉부 검사와 피부 반응 등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서 순식간에 전염되는 법정 전염병으로 한 기관에서 발병 시 직접 접촉을 떠나 전 기관에 전수 검사를 해야 할 정도로 전염성이 큰 질병이다. 즉 1명만 걸리더라도 순식간에 수백에서 수천명이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인천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 중 결핵 감염자는 4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시행 중인 결핵 예방법 시행 규칙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근무하는 교직원에 대한 결핵 검진을 해마다 1회 진행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파악된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결핵 확진자 숫자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검사 결과 괜찮다고 나와도 언제든 결핵에 걸릴 수도 있어 항상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대한결핵협회와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는 결핵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마다 크리스마스 성금을 모아 취약계층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하지만 해마다 결핵 사망자만 수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결핵 문제에 대한 진지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결핵 협회는 지난해부터 결핵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고자 결핵 퇴치를 위한 새로운 도안의 크리스마스 씰을 만들어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기부를 통해 이웃을 돕는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성금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에만 없는 결핵 전문 병원인 복십자의원 재개원을 위해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이 결핵에서 안전하고 청정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일반 시민들 역시 많은 관심을 갖는다면 분명 안전한 도시 인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