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25. 훈수
[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25. 훈수
  • 여승철
  • 승인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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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에 '이래라저래라'

 

▲ 훈수訓手는 물(川천)이 흐르듯 말(言)이나 손(手)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다. /그림=소헌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U-20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우리가 우승했더라면 아시아권 국가에서 최초로 이룬 업적이 되었을 텐데 준우승이라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U-20여자월드컵'에서는 북한이 두 번이나 우승하였으니 힘을 내자.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에서도 '축국'이라 하여 돼지의 방광이나 태반에 바람을 넣어 찼다는 기록이 있으나, 영국이 모체가 되는 축구가 한강토에 전해진 해는 1882년이다. 인천항에 들어온 영국 군함의 승무원들을 통해서였다. 언제부터인가 큰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닭장의 닭들은 긴장하고 온 인민人民은 일제용어 '파이팅' 대신 "으라차"를 외쳐 댔다.
1882년 조선과 미국은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함으로써 교류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미국은 '서로가 최고의 은혜를 베푼다'는 약속을 어기고 가쓰라·태프트 밀약(1905.7)으로 조선을 배신하였으며, 그해 11월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외교권이 빼앗길 때에도 그저 수수방관하였다. 그러다가 광복 후에는 오히려 사사건건 훈수를 두며 간섭하고 있다.
훈수어검(訓手於劍) 남의 일에 끼어들어 훈수를 두는 것은 칼보다 강하다. 바둑이나 장기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사람은 훈수꾼이다. 당장 자기에게 손해가 없으므로 무턱대고 질러대기 때문이다. 축구를 볼 때에도 저 혼자 감독이 되고 주전선수가 되기 일쑤다.

▲訓 훈 [가르치다 / 이끌다 / 타이르다]
1송곳(辛신.변형)을 입(口구)에 찌르며 형벌을 가하면 말(言)을 하게 되어 있다. 2훈訓은 물(川천)이 흐르듯 학문의 진리를 말(言언)로 가르치는 것이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手 수 [손 / 재주 / 수단]
1수手는 다섯 개의 손가락과 손목을 그린 글자다. 2수手는 솜씨나 재주를 뜻하며 수단手段으로 뜻이 확대된다. 3부수로 쓸 때는 자형이 (수)로 바뀌는데, 才(재주 재)와 모양이 닮았다며 '재방변'이라고 잘못 가르쳐 왔다.

남북정상은 지난해 4월 판문점선언 이후 9월에는 평양공동선언을 통하여 2000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6·15공동선언과, 3·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민족자주 자결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화해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여망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민족이 통일을 논의하는데 남이 끼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미국은 남한을 배제하고 북한과 직접적인 당사자가 되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중재력에 A+를 주겠다." 트럼프의 훈수訓手다.
두툼하게 만든 바둑판 밑면 한 가운데에는 움푹한 홈이 있다. 배꼽 또는 향혈響穴이라 하는데, 바둑돌을 놓을 때 맑은 소리를 내도록 울림구멍을 낸 것이다. 또 다른 용도로도 쓰인다. 혈류血溜라 하여 훈수꾼의 혀를 잘라서 피를 담는 것이다. 훈수를 두지 말라는 것인데 오죽하면 이러한 말이 나왔을까? 우리를 둘로 나누려고 함부로 내두르는 자의 혀를 잘라 그 피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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