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점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피어오른다. 장식품 가게들은 트리용품과 카드를 진열하고 백화점에선 몇명씩 산타클로스가 문전에서 손님을 맞는다. 유흥가와 유원지에는 울긋불긋 트리의 불빛이 명멸한다. 벌써부터 교회의 종탑에는 오색등불이 찬란하고 자선냄비를 세워 종을 흔드는 구세군 제복의 모습도 보인다.

 올해는 유난히도 남을 돕는 김장담그기와 쌀모으기가 활발하다. 홀로 사는 노인, 소년가장, 실직자 가정에 보내는 온정이다. 주부들은 밥쌀에서 한술씩 뜨고 어린이들은 돼지저금통을 내놓는다. 이래서 12월은 여느달 보다 바쁘고 정겹고 따스한 인정이 넘쳐나는 달이다. 그러고보니 성탄 명절도 앞으로 열흘 정도 남았다.

 크리스마스라면 생각되는 것이 카드와 트리 캐럴 그리고 산타클로스이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1843년 영국의 핸리 코올경이 고안한것이 시초라고 한다. 하지만 진작부터 친지에게 성탄절의 축복을 비는 편지야 자연스럽고 거기에 아름답게 장식하는 습성이 있었을 터이다. 트리는 원래 독일의 원주민들이 전나무에 장식하던 풍습에서 유래한다. 이것을 마틴 루터가 집안에 나무를 세우고 촛불을 켠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한때 산림보호라고 해서 삼갔으나 근래 실내 장식용 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촛불은 조심해야 한다. 일전에 그 촛불로 화재가 발생 인명피해를 본 일이 있었다.

 캐럴은 「고요한 밤」과 「오 거룩한 밤」이 대표적인데 이 외에도 나라마다 민요풍의 캐럴이 있으며 「징글벨」과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은 우리도 많이 부른다. 한편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산타클로스는 실제 인물이었다. 숨어서 자선을 하던 소아시아의 성 니콜라스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리고 곧잘 동극으로 꾸며지는 것이 찰스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송가」이다.

 이제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 마다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고 있으나 한산하고 시설원들도 쓸쓸하다고 한다. 삭막한 IMF 여파라고 하는데 그러나 스크루지는 되지 말자. 인정의 내음을 고루 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