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던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경찰서에서 버젓이 탈출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인천강화경찰서는 도주한 피의자 2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강화서는 16일 오전 1시20분쯤 불법체류 중 무면허 운전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란 국적 남성 2명을 교통조사계 사무실에서 조사하고 있었다.

두 명 가운데 A(43)씨가 조사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요청해 강화서 소속 경찰관 1명이 동행했다. 30초 뒤에 나머지 한 명인 B(40)씨 역시 화장실에 가겠다며 나섰다. 화장실에서 나온 A씨와 B씨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자 동행한 경찰관은 서류 작업을 하겠다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 틈을 타 A·B씨는 경찰서 담벼락을 뛰어 넘어 도주했다.

강화서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30여명은 합동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둘을 추적한 끝에 17일 오후 5시6분쯤 충남 아산에서 이들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A·B씨는 시외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에서 지방 등지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A·B씨는 경찰 조사가 끝나면 자국으로 추방당할 것이 두려워 탈출했다고 추정된다.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 관리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사건이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들을 놓친 경찰관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