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장관 시찰
"상수도사업본부 수계전환 방식에 문제"
지침 마련키로
▲ 붉은 수돗물 사태 점검을 위해 17일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을 방문한 조명래(오른쪽) 환경부장관과 박남춘(왼쪽) 인천시장 등 관계자들이 정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지역에서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수계전환 매뉴얼이 마련된다. 상황 점검 차 인천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전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장관은 17일 오후 서구 공촌정수장과 청라배수지를 잇따라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브리핑과 정수지 시찰, 필터테스트, 방류현황 파악 등이 이어졌다.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상수도사업본부가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수계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관로의 수압변동으로 수도관에 있던 침전물이 섞여 나올 수 있다.

브리핑에서 조 장관은 당시 수계전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내며 상수도사업본부의 대응을 지적했다. 수계전환에 앞서 밸브를 열어두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수압과 탁도 등을 점검했어야 한다는 이유다.

그는 "상식적으로 봐도 중간점검 없이 수계전환이 이뤄졌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탁도가 기준치 이내였는지도 파악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기존에 같은 방식으로 수계전환을 했을 때 문제가 없었고 수도관 내부에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적수 사태가 지속되면서 서구와 영종, 강화군 일선 학교에서는 생수를 사다가 밥을 짓고 있다. 적수 문제 초반에 주로 빵과 우유를 주던 대체 급식으로는 여름철 식중독 등 학생 건강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들은 급수차를 지원 받고 있지만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급수차가 한 학교에 동원되면 설거지를 할 때까지 하루 종일 머물러야 해 더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이 민간급수차는 선호하지 않는 상황이라 환경부에서 국방부 등에 협조를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조 장관은 방류 현황을 매일 체크해 비교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적수 사태가 앞으로 인천 외에 타 지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수계전환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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