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시공사, 신도시등 개발 재원"
전문가 "시 재정 부실화 초래 우려
시민단체도 걱정 반 의심 반 눈초리
남양주시가 남양주도시공사(이하 공사)에 42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사에 대한 무리한 현물출자가 시 재정의 부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17일 시와 공사에 따르면 평내동 660-6번지, 오남리 산 72-5 번지 등 총 8필지 약 3만6900㎡를 공사에 현물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현물 출자는 시 중심사업인 3기 신도시 왕숙지구 개발, 양정역세권 개발, 일반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공사의 자본금 확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특히 공사가 자체적인 재정권을 가지고 사업을 하기에는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출자를 결정한 것이다,

현재 공사 자본은 약 310억원이고 부채는 약 77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48%다.

정부의 지방공기업 부채목표비율 250% 범위 내에 있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을 시작할 경우 부채 비율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시와 공사 입장에서는 사업 추진을 위한 출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는 7월 시 공유재산심의회에 공사에 대한 현물출자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시가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를 개발재원 마련의 창구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간 여러 지자체에서 현물출자를 통해 공사의 자산을 늘려 대규모 공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개발재원을 조달해왔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 관계자는 "대다수 지자체가 세수 증대 방안으로 너나없이 도시개발에 목을 메다 보니 현물출자를 통해 공사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 늦어지거나 중단될 경우 무리한 현물출자가 시 재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들도 이번 출자에 대해 시민들에게 쓰일 땅이 공사로 넘어가는 것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시가 공공용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는 행정재산을 위법하게 용도폐지 한 후 공사에 현물로 출자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2014년 강원도가 평창군 소재 53만 2415㎡의 토지를 강원도개발공사에 현물출자 했다가 일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지로 예정된 무수익자산에 해당돼 문제가 됐던 적도 있었다.

이번에 출자된 필지 중 평내동 660-6번지 일원은 문화여가복합단지 조성 예정지로 검토된 바 있고, 현재는 공공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사가 추진하려는 사업들에 대해 꼼꼼히 타당성 조사를 할 계획이기 때문에 시 재정에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현물출자가 예정된 8개 필지는 행정재산이나 무수익자산이 아니어서 출자에 하자가 없는 땅으로 혹 문제가 있더라도 시 공유재산 심의회나 시의회 승인 등 아직 많이 남아 있는 행정절차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