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2차 공판이 1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7형사부(부장판사 이수열)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은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성남중원구지역위원장 시절 운전기사였던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검찰과 은 시장 측이 최씨의 자원봉사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여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코마트레이드와 최모씨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제공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11일 재판에 넘겨졌다.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모씨는 성남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이며, 최씨는 코마트레이드 임원인 배모씨의 소개로 은 시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며 코마트레이드로부터 렌트 차량과 함께 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공판에서 "자원봉사만으로 일할 이유는 없었지 않으냐"라는 검사의 질문에 "맞다.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월급을 받았고 다른 소득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 "구글 캘린더를 통해 일정을 공유하고 은 시장의 일정관리도 일부 했다"며 "자원봉사와 관련해 은 시장과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씨는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을 은 시장에게 얘기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없다. 은 시장이 알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이어 "은 시장이 주변 분들에게 (나를) 자원봉사자로 소개했다"면서 "연륜 있는 분들이라 (자원봉사가) 아니라고 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인사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증인신문에서 최씨가 운전기사 직을 그만둘 당시 은 시장이 '자원봉사를 해줘 고맙다'는 내용으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프린트물을 압수당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수사기관에 자료를 제출하며 누락된 것이다. 몰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4월 은 시장의 운전기사를 한 사실을 언론과 민주당 중앙당에 제보한 데 대해서는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구속돼 제게도 피해가 올까 불안해서 배씨와 상의해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직을 그만둔 뒤 성남시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채용되고 배우자는 성남시 산하기관 비서실에 근무하게 된 데 대해서는 "은 시장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