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 … '교육명소' 키운다

남편,40여년간 화석·광물 등 수집 … 2003년 개관
전시·교육 호평 … "세계 박물관과 어깨 겨루고파"



"화석 표본이나 광물에는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일깨울 수 있는 생생한 정보가 담겨 있어요."

남양주시 진접읍 '우석헌 자연사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진본 화석과 광물들을 다채롭고 짜임새 있게 전시하고, 체계적인 교육 및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해 산교육의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2003년 개관 때부터 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한국희(사진) 관장은 남양주에 20년 넘게 거주하면서 이곳 박물관을 지역 명소로 키워왔다.

한 관장의 남편이자 설립자인 김정우씨는 사업차 전 세계를 돌면서 선진국 사람들이 교육적 가치가 높은 자연물의 흔적을 수집해 교육에 활용하는 것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구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화석, 광물 등의 자연사 기초자료들을 40년 넘게 수집해 왔다. 그렇게 모은 유물이 10만점을 넘어서면서 자연사박물관까지 문을 열게 됐다.

한 관장은 처음엔 돈도 안 되는 남편의 수집벽을 탐탁지 않게 여겨 다투기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텍스트나 사진이 아닌 실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남편의 열정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박물관은 남편이 설립했지만 관리는 제 몫이었어요. 박물관은 문화나 교육의 인큐베이터라고 생각해요. 남편이 공을 들여 수집한 좋은 자료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박물관은 상설 전시뿐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교육청과 함께 진행한 '사과나무숲 꿈의 학교'는 인문학인 역사(史)와 자연 과학(科)을 융합하는 교육으로 아이들의 꿈을 찾는데 도움을 줬다.

박물관을 찾기 힘든 경기도 오지의 지역주민과 아이들에게 생생한 전시와 교육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전시'와 남양주의 생태 및 자연 환경 조사를 통해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생태 교육과 지역 환경 감시에 활용하는 '주니어 큐레이터'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한 관장은 박물관을 유물(표본), 학술적 데이터,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 등 모든 것에서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어깨를 겨루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 관장은 "전문인력 확충과 예산 문제, 돈벌이를 위해 사설 박물관을 운영한다는 오해 등 어려움도 많다"면서 "그러나 우직하게 오랜 세월을 견뎌 지구의 역사를 알려준 돌처럼 앞으로도 묵묵하게 살아 있는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우직한(愚) 돌(石)의 집(軒) 박물관으로 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