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예고된 수돗물 재난
[썰물밀물] 예고된 수돗물 재난
  • 인천일보
  • 승인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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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경 논설위원

 

언제 어디에서든 필요할 때 힘 안 들이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가치를 크게 못 느낀다. 일상에서 그 대표적인 것이 공기와 물이다. 늘 공존하기 때문에 소중함을 못 느껴왔다. 몇날 며칠 뿌연 하늘이 계속되고 마스크 없이는 외출이 힘든 정도의 미세먼지 공습을 겪고 나서야 깨끗한 공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깨닫고 있다. 인천 서구와 강화,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고 있는 영종 일대에 붉은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한 지 20일이 가까워 오고 있다. 몇시간의 단수도 참기 힘든 불편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 수돗물이 공급되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인 1910년 서울 노량진정수장이 만들어지고 부터라고 한다. 이곳 정수장의 물이 수도시설로 인천까지 공급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상수도 시설인 뚝도정수장(현 뚝도아리수정수센터)이 1908년부터 가동되었다고 하니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인천은 그후 지금의 부평정수장과 남동(장수)정수장, 공촌정수장, 수산정수장 등을 차례로 건설, 지역 내 정수장에서 자체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했다. 현재 인천시내 상수도보급률은 100%에 가깝다. 도심에서는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인천 곳곳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과 수도관은 인천 상수도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정수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수산정수장이 2000년부터 가동됐다. 부평이나 남동 공촌은 20년을 훌쩍 넘었다. 정수장은 노후로 정수 기능이 떨어지면서 수시로 손을 봐야 하고 오랜 수도관은 녹슬면서 곳곳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의 누수율은 5%대로 전국 최고다. 한해 150억원 넘는 돈이 땅속으로 흘러나가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녹물 등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질 관련 민원은 2014년 557건에서 지난해에는 1000건을 넘었다고 한다. 4년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최신 정수시설을 갖추기 위한 고도 정수처리장 구축 등 수돗물 수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취수원 오염, 뒤처지는 정수장 정수 기능, 녹슨 수도관 등 부실한 인프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우리나라 국민은 5%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56%)이나 일본(52%)의 수돗물 음용률 10분의1 수준이다. 인천의 수돗물 공급과정과 시설 상태를 보면 이해가 간다. 최근 붉은 수돗물 사태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 더 이상의 수돗물 잔혹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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