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 청소년과 두개 더] 상처 '지우개' 끈기 '딱풀' … 500원에 감사
[온 세계 청소년과 두개 더] 상처 '지우개' 끈기 '딱풀' … 500원에 감사
  • 김신영
  • 승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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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인천 연수구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열린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포장한 '우정의 선물상자'를 들고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 김보빈 박문중 학생 편지
▲ 김보빈 박문중 학생 편지
▲ 임예솔 동막초 학생 편지
▲ 임예솔 동막초 학생 편지

"문구점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학용품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하다는 것과 평범한 제 생활이 감사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열린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행사에는 1500여명에 달하는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들과 청소년, 시민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나눔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행사에서 재난지역인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 전달 될 학용품이 담긴 우정의 선물상자를 만들고 손편지를 썼다.


선물상자는 연필과 지우개부터 포스트잇, 색연필까지 학업에 필요한 종류로 이뤄졌다. 지난해 지진·쓰나미를 겪은 뒤 열악한 학업환경에 처한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이다.

참가자들은 편지 작성과 우정의 선물상자 조립, 학용품 구성, 인증사진 촬영, 완성검수 등의 순서로 설치 된 천막을 돌며 행사에 참여했다.

선물상자 제작코스에 놓인 학용품 앞에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전시됐다. 지우개는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딱풀은 끈기를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성준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사회협력팀장은 "참가자들이 수동적으로 행사에 임하기 보다는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학용품 마다 의미를 부여해 이야기를 전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휴대폰 번역기를 사용해가며 인도네시아어로 편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고태현(용현중 1학년) 학생은 "친구 권유로 우연히 행사에 참석하게 됐는데 직접 전달할 학용품 상자를 포장한다는 것이 새롭고 재밌다"며 "인도네시아에 있는 친구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어 번역기를 활용해 손편지를 작성해봤다"고 전했다.

행사에 온 학생들은 나눔의 의미와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김한결(인천여고 1학년)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RCY(청소년적십자) 활동을 했는데 오늘 같은 체험행사는 처음"이라며 "나눔 활동이 글로벌화 됐다는 생각과 함께 500원만 주면 살 수 있었던 학용품에 대한 감사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우정의 선물상자는 오는 8월 인도네시아로 전달되며 행사 참가자 중 선발된 인원이 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과 김창남·배준영 부회장, 김영환 인천일보 대표이사,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변종인 인천시 아동청소년과장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격려인사를 전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Together' 참가한 시민들]

 

정미란·조제현 모자 "이 편지 받는 아이들과 만나고 싶어요"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와 인천일보가 공동 주관한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행사에 참여한 정미란(47·연수구 송도동)·조제현(9) 모자의 바람이다. 아들 조군은 이 같은 바람을 편지지 빈칸에 조심스레 꾹꾹 눌러썼다.

정씨 모자의 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교 활동 일환으로 교회를 통해 옷가지나 여러 물품들을 이웃 나라에 꾸준히 전달해 왔다. 또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다니며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모자는 꾸준히 봉사를 펼쳤다.

하지만 단편적인 봉사를 넘어 '관계'를 만들고 싶은 게 정씨의 바람이다. "단체를 통해서 하는 봉사도 좋지만 꾸준히 연결될 수 있는 개인적인 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런 관계 속에서 직접 외국에 가기도 하고 한국으로 초대도 하는 교류를 하고 싶어요. 이번 봉사에 참여한 까닭도 그런 연결 계기를 만들고 싶은 바람에서입니다."

조 군 역시 "기회가 되면 편지를 받게 될 친구와 직접 만나서 같이 놀고 싶다"며 "술래잡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김강일·김은우·김봄·김도윤 "주머니 속 초콜릿까지 쏙~ 상자 꽉 채웠죠"


인도네시아 등지에 사랑을 전하는 시민 참여형 봉사 프로그램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 개 더)' 행사에서 어린 참가자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미션을 수행했다.

행사 현수막을 배경으로 즉석사진을 찍는 부스에서 줄을 서 있던 김강일(은봉초 4학년), 김은우(신송초 3학년), 김봄(은봉초 2학년), 김도윤(1학년 신송초) 어린이들은 자신들 호주머니를 뒤져 '우정의 선물상자'를 꽉 채우고 있었다.

샤프, 공책, 지우개 등 주최 측이 선물상자에 담으라고 나눠준 물품에 더해 먹으려고 가져온 간식과 이날 받은 손부채까지 챙겨 넣었다.

김강일 어린이는 "우정의 선물상자가 어려운 친구들에게 간다는 말을 들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동생들과 상의 끝에 정한 결정"이라며 "초콜릿이나 과자야 먹고 싶은걸 조금만 참으면 되니까 괜찮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 RCY 자격으로 참가한 4명 어린이는 부모나 친지 권유로 RCY를 하면서 봉사의 가치와 중요성, 이를 통한 즐거움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우 어린이는 "내가 가진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건 좋은 일 같다"며 "처음엔 고모가 하라고 해서 했는데 점점 더 재밌어진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RCY 지도 30년, 윤치의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사]

"직접 우정의 선물상자를 포장하고 보내는 과정에 참여하는 게 뜻 깊었어요. 오랜시간 RCY(청소년적십자) 지도교사로 활동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1000명이 넘는 인천지역 학생들과 시민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인도네시아에 전해질 우정의 선물상자(학용품 상자)를 만드는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행사는 30년간 RCY 단원들을 지도해 온 윤치의(62) 인천전자마이스터고등학교 교사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윤 교사는 특히 이 행사가 6·25 한국전쟁 당시 여러 나라를 통해 학용품 원조를 받았던 역사적 흐름과 이어진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나라도 여러 나라를 통해 학용품 원조를 받았고 그 도움 덕분에 다시 국가를 일으킬 수 있었죠. 이제는 한국의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해외 청소년들에게 보답해야 할 때인 만큼 역사와 인도주의 정신을 모두 배울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천전자마이스터고에서 전자공학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 밖에서 배울 수 있는 가치를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RCY 지도교사의 길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 겨울에 학생들과 함께 연탄배달 봉사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에너지 취약계층과 유대를 형성하면서 봉사의 필요성을 몸소 깨달은 계기가 됐어요. 그 이후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동들 돌보는 봉사를 하기도 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임했죠."

윤 교사에게 교직에 몸담으며 RCY 지도교사로 활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할애해 행사에 나가야 했지만 학생들을 위한 일념 하나로 버텼다. 자신이 깨달은 가치를 학생들 또한 알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셈이다.

"지난 교직생활을 뒤돌아보면 RCY 활동을 통해 얻은 것들이 참 많아요. 앞으로도 인천적십자사에서 이번 행사처럼 의미 있는 봉사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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