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연, 지난해 강원FC로 … 충실한 기본기·센스 겸비 기대감

지난해 인천대 시절 후보 골키퍼에서 이번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통해 '야신'이란 찬사를 받는 스타로 우뚝 선 주인공이 있다.

바로 이광연(20·강원FC)이다.

과천 문원중과 김포 통진고를 나온 이광연은 애초 대학보다 프로의 문을 두드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평소 고등학생 골키퍼 이광연을 눈여겨 본 김시석 감독의 설득으로 2018년 인천대학교에 지원, 합격했다.

체격 조건이 굉장히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광연의 순발력과 센스가 탁월하다고 판단했던 김시석 감독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봐 그를 발탁한 것이다.

하지만 인천대에 입학한 이광연에게 꽃길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

바로 인천대학교 1년 선배 골키퍼 안찬기의 존재 때문이었다.

안찬기는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U-23)에 뽑혀 AFC U-23 챔피언십 예선 등 국제대회에서 활약할 정도의 실력자였다.

지난해에는 경기마다 화려한 선방쇼를 펼치며 팀을 2018 U리그 2권역 우승 및 전국체전 2연패로 이끌었을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시 1학년 골키퍼 이광연에게 대학무대 출전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김시석 감독이 안찬기와 이광연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자 U리그에서 실점할 경우 다음 경기엔 다른 골키퍼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했는 데, 안찬기가 실점이 없어 계속 경기에 나설 정도였다.

이에 김 감독이 '네가 골은 먹지 않았지만 다음 경기엔 후배 골키퍼 이광연에게 기회를 한 번 주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이광연도 팀에서는 후보였지만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AFC U-19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등 충실한 기본기를 갖춘 선수로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 선수로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U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나자 결국 그는 인천대학교를 중퇴하고 다시 프로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그를 여전히 신뢰하던 김시석 감독은 잠시 고민했지만, 이광연이 한살이라도 어릴 때 프로에 가야 현재 K리그에 적용되고 있는 22세 이하 선수의 의무 기용 혜택(U-22 룰: K리그 경기에 22세 이하 선수를 의무적으로 선발 1명·교체 1명, 또는 선발 2명으로 출전시키는 제도)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선수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그의 요청을 수락했다.

그렇게 지난해 말 인천대학교를 떠나 강원FC에 둥지를 튼 이광연은 후보시절 설움을 훌훌털고 FIFA U-20 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이 모두 기억하는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김시석 인천대 감독은 "통진고 재학 시절에도 체격 조건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감각과 센스, 순발력 등 골키퍼로서 재능이 있다고 봤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늘 노력하는 선수였다. 안타깝게 대학 시절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대성할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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