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 옥련여성의용소방대장, 차별화된 조직 만들기로 지역 숨은 영웅으로 인정
▲ 최근 SK와이번스의 홈경기에 앞서 지역의 숨은 영웅으로 소개 받으며 시구에 나선 최영숙(60) 공단소방서 옥련여성의용소방대장.
▲ 최근 SK와이번스의 홈경기에 앞서 지역의 숨은 영웅으로 소개 받으며 시구에 나선 최영숙(60) 공단소방서 옥련여성의용소방대장.

 

지난달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SK와이번스와 한화이글스의 야구 경기가 펼쳐지기 전 투수석에는 낯선 한 여성이 올라섰다.

지역의 숨은 영웅이라 소개 받은 그는 최영숙(60) 공단소방서 옥련여성의용소방대장이다.

옥련여성의용소방대가 이처럼 시구와 시타를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봉사가 깔려 있다.

지난 5년간 끊임없이 후원을 이어온 '푸드마켓' 봉사활동이 특히 큰 몫을 했다.

푸드마켓은 형편이 어려운 시민들이 지자체 지원을 받아 이 곳 물품과 식료품을 무료로 지원 받을 수 있는 가게다. 인천 연수구에는 2개점이 있다.

"푸드마켓 봉사를 한 지 5년 됐네요. 3인1조로 한 주에 두 번씩 마켓에 가서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장 보는 걸 돕고 있습니다. 또 저희 여성의소대 회비에서 매월 10만원씩 푸드마켓에 후원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지역신문에 보도되며 SK구단 홍보팀이 연락을 주셔서 영광스럽게도 시구를 하게 됐죠. 야구공은 처음 던져봤네요. 시타는 부대장이 했어요."

최영숙 대장은 옥련여성의소대의 차별화를 꿈꾼다.

전 대원이 자격증 하나씩 가지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의소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안전교육'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다.

"소방공무원들이 모든 기관을 다 다니며 안전교육을 할 수 없잖아요. 그 빈틈을 메우는 게 저희 역할 중 하나입니다. 저희 소방대에는 수화·우쿨렐레·레크리에이션·동화구연·붓글씨 등 다양한 자격증을 지닌 대원들이 많습니다. 일전에 청각장애인협회에 안전교육을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수화자격증을 가진 대원이 통역을 하며 안전교육을 했는데 협회 회원들이 이런 교육은 처음 들어봤다며 고맙다고 해주신 일이 기억에 남네요."

옥련여성의소대는 의소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소방 활동 지원도 놓치지 않는다.

최근 인천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낳았던 '세일전자' 화재현장에서도 이들의 활동은 치열했다.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얼음을 공수하는 일입니다. 화재 현장에서 교대하는 대원들 몸 속 열기를 낮추려면 얼음을 머리부터 몸속까지 들이부어야 해요. 지난 세일전자 때도 얼음을 공수하고 붓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전문화 된 의용소방대를 꿈꾸는 옥련여성의용소방대. 그들의 자부심은 다른 어느 의소대보다 높아 보인다.

"전문화된 의소대, 어디를 나가도 질 좋은 교육을 펼칠 수 있는 의소대가 되고자 합니다. 대원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다들 적극적이고 열성적입니다. 임기가 1년 남았는데 차별화된 옥련여성의소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