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종이팩'에 담았더니 … 일석이조"

市 수돗물 용기 대체 … 환경·예산 효과
경기체전서 반향·전국 잇단 벤치마킹




"수돗물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며 환경을 지키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현재의 1회용 플라스틱병 대신 우유를 담는 종이팩을 병입 수돗물 용기로 대체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페트(PET)병 수돗물 생산 방식을 종이팩으로 변경해 환경과 예산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한명애(56·여·사진) 안산시 정수과장.

최근 미세플라스틱 오염 등의 문제로 플리스틱 사용 감축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안산시는 지난 4월부터 국내 최초로 페트병에 담아 공급했던 수돗물을 재활용이 용이한 종이팩으로 전량 교체 생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는 수돗물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예산 1억1200여만원(2018년 기준 수돗물용 1회용 페트병 구입)을 들여 70만병을 생산해 공공행사장과 재난지역에 무상으로 공급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폐기물량 증가와 재활용 어려움에 따른 처리비용 증가로 1회용 페트병은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하지 않아 골칫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또 최근에는 버려진 플라스틱병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환경오염은 물론 수돗물 원수에서도 검출돼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급기야 환경부에서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50%로 줄일 계획을 세우고 플라스틱병입 수돗물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도록 독려해 각 지자체들도 홍보용은 중단하고 재해, 재난 및 구조 구급용으로만 소규모 생산하고 있는 추세다.

한 과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00여만원의 예산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종이팩으로 병입 수돗물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새롭게 갖추고 기존 페트병 병입 수돗물 생산 시설은 비상급수용(1.8ℓ전용)으로 개선했다.

그는 또 수돗물 용기의 페트병에서 종이팩으로의 변경에 따른 수질 안전성 담보를 위해 자체 실험실에서 실험한 결과 3개월 보관이 가능한 페트병과 달리 생산 5주 이후부터 수질이 탁해지는 것을 확인하고 2주 유효기간 기준으로 생산 보급하고 있다.

종이팩 상록수는 지난 5월 안산에서 열린 제65회 경기도체전 기간 중 3만5000병이 공급돼 현장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현재 타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한 과장은 "350㎖ 플리스틱병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시가 종이팩으로 변경하면서 연간 12.6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됐다"며 "페트병 수돗물 용기의 종이팩 변경으로 개당 114원(페트병 168원, 종이팩 54원)이 절감돼 연간 8000만원의 예산 절감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에서 연간 생산하는 수돗물 3500만병을 모두 종이팩으로 변경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40억원의 예산을 절약하고 630t의 플리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어 환경과 자원재활용, 예산절감 등 1석 3조 효율성을 거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 과장은 강조했다.

/안산=글·사진 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