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연임시키려다 한달 공석
상임이사 대행…업무 공백 우려
인천시가 최근 공식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조현석 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알아보느라 후임자 공모를 의도적으로 늦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후임자 없이 이사장 퇴임이 이뤄지면서 신용보증재단의 불가피한 업무 공백이 현실화되자, 시를 향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전날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개 임용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퇴임한 조 전 이사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 공고가 이례적으로 이사장 퇴임 후 진행된 것을 두고서 뒷말이 무성하다. 시가 조 전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살펴보느라 정작 후임 선정 작업을 외면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사장 공모는 공식 임기가 종료되기 전 진행돼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마친 뒤 교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1년 만에 중도 퇴직한 사례를 제외하면 이사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고 나간 뒤 공모 절차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사장이 연임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었고 시에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공고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고문을 살펴보면 업무 성과에 따라 연임할 수 있다는 조건이 나와 있다. 하지만 조 전 이사장은 마땅한 실적이 없는 탓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고 끝내 퇴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역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자금 지원을 하는 신용보증재단의 결정권자가 공백인 탓에 재단 업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장 재단은 내달로 예상되는 이사장 선임이 마무리 될 때까지 상임이사가 이사장 업무를 대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 전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알아본 것은 사실이나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연임이 안 됐다"며 "현재 이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고 의도적으로 늦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