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그린벨트] 전원도시 모델 영국은 여전히 푸르다
[기로에 선 그린벨트] 전원도시 모델 영국은 여전히 푸르다
  • 이순민
  • 승인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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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면적과 차이없어
재작년 강화정책 발표도

'영국 수도의 허파 역할을 하는 그린벨트 지역과 공용 녹지를 보전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지난 2017년 12월4일 발표한 런던의 중장기 도시계획안 일부다. 칸 시장은 2050년까지 런던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녹지와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런던을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핵심 과제에는 '개발 규제로 그린벨트를 보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제도는 영국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98년 영국의 도시개혁운동가인 에버니저 하워드는 도시 확산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전원도시' 개념을 제시했다. 도시 중심부를 녹지로 감싸서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는 구상이다. 1938년 농업과 여가 활동으로 토지 이용을 제한하는 그린벨트법이 런던에 적용됐고, 1955년에는 그린벨트 정책이 국가 전체로 확대되며 도시 관리 제도로 자리매김했다.

반세기 전인 1971년 도입된 한국 그린벨트 제도는 영국을 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그린벨트 현주소는 판이하다. 개발 압력으로 국내 그린벨트 면적은 2000년 5386㎢에서 3854㎢(2016년 말 기준)로 28.4%가 감소했다.

반면 영국은 1만6347㎢(2017년 기준) 면적의 그린벨트를 유지하고 있는데,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7년 1만6523㎢와 별반 차이가 없다. 전체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3%로 한국(3.84%)의 3배가 넘는다.

영국에서도 주택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린벨트 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영국의 그린벨트 정책 동향과 시사점'(2016) 보고서에서 "대도시 주변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그린벨트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이런 과정은 사회적 합의 속에서 진행된다"며 "영국 정부는 그린벨트 개발을 강력히 제한하고, 그린벨트 조정 권한을 가진 지방정부도 주택 문제를 해소하려고 그린벨트 경계를 조정하는 것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해석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그린벨트는 무차별적 규제가 아닌 환경 친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영국 그린벨트의 경우 숲이 있는 환경과 공존하는 주거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력을 지닌다"며 "신도시·산업단지 등의 개발로 잠식되는 국내 그린벨트도 전원도시 모델에서 지속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이창욱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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