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멸종위기 점박이물범과 상생을 위해
[환경칼럼] 멸종위기 점박이물범과 상생을 위해
  • 인천일보
  • 승인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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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자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회장

 

 

'옴피기'. 백령도 사람들 특히 어르신들은 점박이물범을 그렇게 부른다. 점이 송송 박힌 무늬 특징과 토실한 모습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귀여운 모습과 달리 어민들에겐 물범이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이다.

그물을 찢어 놓아 잡은 고기가 유실되고, 물범이 서식하는 바위 주변엔 강한 독성의 배설물이 다시마, 굴, 홍합 등의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물범 한 마리가 하루에 물고기 15㎏ 정도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런 물범이 낚싯대에 걸린 물고기마저 낚아 채 갈 땐 얼마나 얄미운지…
백령도민들은 어린 시절 바다와 함께 자랐고, 물범과 같이 살아왔다. 어느 해 봄엔 커다란 얼음을 타고 내려왔는가 하면, 잠수 할 때 다가와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물범이 많이 찾아 온 해엔 까나리도 많았고 물범이 안 보일 때는 까나리도 얼마 잡히지 않았다.
물범과 주민들은 백령도라는 섬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같이 살아왔다.
물범을 백령도 전 해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보니 우리나라 어디에나 사는 흔한 동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1940년대 황해 연안에 8000마리에 이르렀던 것이 2000년대 들어 1200마리 정도로 줄었고, 백령도에 매년 약 200~300마리 정도가 찾아온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하면 멸종위기에 처한 점박이 물범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어민들의 고충도 덜 수 있을까.

2013년 5월 주민 몇명이 모여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었다.
물범 모니터링은 물론 물범 생태교육 및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학습, 해양쓰레기 수거 캠페인 등 물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변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일부러 물범을 보러 오고 관광객들이 관심을 보이자 지역사회도 어민들도 이런 변화들을 눈여겨보는 것 같다.
이러한 시기에 지자체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지원과 교육·홍보를 위한 공간 마련, 관련 정책 확대 등이 필요하다.
지역사회가 중심이돼 물범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활성화 방안을 함께 마련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힘을 실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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