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자주 타는데, 불친절한 기사분이 많아요. 요금을 인상하면 서비스 질은 반드시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중학생)
"버스 파업 원인을 노조의 이기주의로만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청년)
11일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릴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버스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버스 대토론 10대 100'에 참여한 시민들은 버스 문제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토론회 현장 시민 패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 장원호 경기자동차 노조위원장, 염태영 시장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 패널과 시민 패널 200여명이 참여했다. 채팅방과 현장에서 시민이 질문하면 전문가 패널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채팅방에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쉴새 없이 의견이 올라왔고, 시민들 간 치열한 토론도 이뤄졌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250여명이 오픈채팅방에 접속했다.
초반에는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강경우 한양대 교수는 "버스업체의 적자를 메워주고, 적정한 이윤까지 보장해주는 서울시 준공영제 모델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류장 무정차·과속 등 버스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한 70대 어르신은 "서비스 개선 없이는 요금을 1원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한 청소년 패널은 "요금이 인상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 패널 130여명 중 20여명이 청소년이었다. 발언권을 요청한 패널도 대부분이 청소년이었다.
한 청소년은 "전문가 패널의 말을 들어보면 결국 요금을 인상하고, 감차와 폐선(노선을 없애는 것)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로 인한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는 "주 52시간제 시행 전과 똑같이 버스를 운행하려면 운전 기사를 대폭 늘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운행 버스를 10% 줄이고, 인력은 10% 늘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회 중간중간 채팅방에서 시민 의견을 묻는 즉석 투표가 세 차례 진행됐다.
염태영 시장은 "버스운수종사자 주 52시간 근무 시행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감차·감회가 없도록 하고, 중복되는 노선은 조정하는 등 대책을 세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패널, 시민 패널 의견과 채팅방에서 시민이 제안한 의견을 모아 이번 주 안에 총리실과 정부, 경기도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