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국립박물관서 '최병관 사진전'
한국 비무장지대 비경 등 신작 공개
▲ 최병관作 '꽃향유'

▲ DMZ에서 작업중 포즈를 취한 최병관 작가.

한국 비무장지대의 비경을 담은 '한국의 DMZ 평화생명의 땅 최병관 사진전'이 6월25일부터 7월20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에서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문화원 2019 국가 이미지 홍보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사진전은 주(駐)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의 기획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전시이다.

최병관 작가는 1997년 국방부의 의뢰로 1998년까지 비무장지대 249㎞를 3회 왕복하며 촬영작업을 했다. DMZ 설정 후 처음 민간인의 출입이라 많은 위험과 고비를 겪으며 진행된 작업을 통해 남긴 수만 장의 사진과 글로 <휴전선 155마일 450일간의 일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최 작가는 "벌판에는 고철이 된 기차와 탱크, 지뢰와 같은 전쟁의 잔해가 그대로 널려 있었다. 그 중 총알 세례를 받고 부서진 녹슨 철모 사이로 피어 있는 꽃을 보고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것은 마치 평화를 염원하는 병사의 넋이 환생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DMZ는 인간의 발길이 끊겼던 반 세기 동안 흰금강초롱꽃, 꿩의다리, 국화쥐손이와 같은 수백 종의 토종희귀식물과 철새들, 산양, 두루미와 같은 천연기념물 십수 종이 함께 서식하는 천혜의 생태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이 때 촬영된 작품들은 UN본부 특별전을 비롯, 일본 동경사진미술관, 아오모리 핫코다마루미술관, 미국 하와이시립미술관, 베를린 한반도 평화염원영상전 등 해외전시와 용산전쟁기념관, 세종문화회관, 육군사관학교, 광주비엔날레미술관, 신세계갤러리, 동아갤러리,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평창올림픽 기념 초청전, 파주 도라산역 특별전, 2019 제주포럼 특별전 등 국내전시를 포함 총 44회의 초대전을 통해 전세계의 관람객들에 깊은 감동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남겼다.

이번 자카르타 전시는 최 작가의 대표작인 '평화의 꽃을 피워주세요'와 '자유의 다리', '노송의 침묵' 등 주제에 맞춰 엄선된 작품과 인도네시아 전시를 위해 새로 촬영된 신작을 포함 총 75점의 사진이 영상과 함께 현지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세로 2.45m 가로 9m의 초대형 작품 9점도 함께 전시된다.

이와 함께 현지작가들과의 세미나 등 교류도 예정돼 있다. 한류에 사진예술(K-PHOTO)이라는 또 하나의 장르를 통한 예술교류 확대가 전망된다. 아울러 한국의 표구기술을 접목한 태운브러쉬액자를 사용하여 우리 액자 기술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최 작가는 "자연이 인간의 잘못을 마치 어머니처럼 품고 새로운 생명으로 키워내는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소망하며, 이곳 DMZ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사라져가는 고향부터 휴전선까지 … '자연' 그대로 담는 최병관 작가는]

'DMZ 사진작가'로 유명한 최병관(사진) 작가는 인천 남동구 산뒤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아오면서 사라져가는 고향 풍경을 끊임없이 사진으로 남기며 글을 쓰고 있는 사진가이며 시인이다.

최 작가는 '노 포토샵', '노 트리밍', '노 후드', '노 컬러 필터' 등 네 가지를 원칙으로 자연 속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장비나 기교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인내와 열정으로 작가의 영혼을 담아 찍은 순수한 사진들은 생생한 감동과 놀라움을 자아내며,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 작가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 만에 1997-1998년까지 민간인 최초로 '휴전선 155마일' 서쪽 끝 '말도'부터 동쪽 끝 '해금강'까지 3회 횡단하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또 2000-2003년까지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 사진작업을 했다.

뉴욕 유엔본부, 일본 동경사진미술관을 비롯, 서울용산전쟁기념관, 광주비엔날레미술관, 인천아시안게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초대전 등 국내외 43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책은 26권을 출간했으며, 4권의 포토에세이, 3권의 포토시집을 출간했다. <휴전선 155마일 450일간의 일기> <어머니의 실크로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됐으며 어린이 책 <울지 마 꽃들아>는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수록됐다.

대통령표창, 외교통상부장관상, 인천광역시문화상, 인천환경인대상, 자랑스런 논현인상, 디엠지문화대상을 받았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