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팔만대장경의 판각지로 알려진 인천 강화도에서 이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 안이 추진된다.
인천시 강화군은 예산 2000만원을 들여 팔만대장경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다고 9일 밝혔다.

군은 강화도 선원사가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곳으로 알려졌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관련 기록을 담은 자료들을 다시 연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팔만대장경과 연관 있는 강화도 내 역사 장소들을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 묶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고려는 대몽항쟁기인 1236년 대장경 제작을 지휘하는 대장도감을 강화도 선원사에 두고 16년 동안 팔만대장경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는 전쟁으로 대구 부인사에 있던 초조대장경이 훼손되자 몽골 침략을 물리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다시 대장경 조판에 들어갔다.
글자를 새긴 판 수가 8만1258장에 달해 팔만대장경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경판을 쌓으면 높이가 백두산보다 높은 3200m에 달한다.

현재 조선왕조실록 태조 7년에는 '대장경 목판을 강화 선원사에서 운반해 왔으므로 임금이 용산강에 거동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대장(隊長)과 대부(隊副) 등 2000명이 대장경 목판을 서울 지천사로 운반할 때 다섯 종파의 중들이 불경을 외우고 의장대는 피리를 불며 행렬을 인도했다는 기록도 전해져 내려온다.
팔만대장경은 이후 조선 초기에는 왜구 침략으로 인한 대장경 훼손을 막고자 합천 해인사에 옮겨졌다.

군은 이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열린 고려역사문화제에서 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기는 장면을 재현하는 이운 행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항간에는 선원사 외에 충렬사에서 대장경을 판각했다는 설도 있는데 관련 기록들을 자세히 살펴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팔만대장경이 남해에서 새겨졌다는 주장이 2011년 학계에서 제기되기도 했지만 군에서는 일단 강화에서 판각됐다는 것을 전제로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왕수봉 기자 8989ki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