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총동창회 창립 60주년 하와이 역사문화탐방] 한 해 1000만명이 찾는 파라다이스
[인하대학교총동창회 창립 60주년 하와이 역사문화탐방] 한 해 1000만명이 찾는 파라다이스
  • 인천일보
  • 승인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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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눈에 담고픈 푸른 지상낙원
▲ 전 한국예총 인천연합회장 김재열 서양화가 가 호놀룰루 와이키키 비치의 오전 한때를 스케치북에 담았다. Watercolor on Paper, 297x210㎜. /호놀룰루(하와이)=김형수 논설실장 khs@incheonilbo.com

 

▲ 나무 한 그루가 마치 숲처럼 보이는 웅장한 반얀트리(Banyan Tree)는 하와이의 명물이다. /호놀룰루(하와이)=글·사진 김형수 논설실장 khs@incheonilbo.com

 

▲ 1918년 우남 이승만 박사가 설립한 한인기독교회. 서울 경복궁의 광화문을 본 떠 예배당을 지었다. /호놀룰루(하와이)=김형수 논설실장 khs@incheonilbo.com

 

▲ 하와이 빅아일랜드 알라이 공동묘지에는 156기의 사탕수수밭 이민 선조들의 넋이 잠들어 있다. /호놀룰루(하와이)=김형수 논설실장 khs@incheonilbo.com


열대꽃 향기·맑은 공기로 도착 실감

불로우홀 전망대선 300㎞ 밖도 보여

한인기독교회, 우남이 1918년 세워
주립대 한국학센터 건물·'인하공원'
패키지 여행으로는 찾기 힘든 '명소'


알로하로 시작되는 하와이 여행, 꽃목걸이 레이 향기에 취하다
지상의 낙원, 하와이 여행은 '알로하'(Aloha)로 시작된다. 호놀룰루국제공항 입국장의 안내원도 샤카 사인(Hawaiian Shaka Sign)에 미소를 보이며 여행객들을 맞는다. "이곳이 파라다이스 하와이의 관문이야, 인생의 한 번은 와 볼만한 곳이지"라는 유혹이 숨어 있는 듯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 보이며 가볍게 흔드는 샤카 사인은 환영의 인사이고 반가움의 표시이다. 하와이 여행객이라면 저절로 익히게 되는 만국 공통어 알로하 제스처는 포용을 상징하는 하와이 정신이다. 가는 곳, 보는 곳, 상점에도 Aloha가 넘친다.

어디를 가나 분주함보다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머문다. 하지만 호놀룰루국제공항 셔틀버스는 '빨리빨리'를 뜻하는 위키위키(Wiki-Wiki) 버스다. 여행객에게 비행기 탑승시간을 지키는 일 말고 바쁠 일이 없지 않은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위키위키웹(WikiWikiWeb)이 호놀룰루 공항 셔틀 이름을 빌렸다니 신기할 뿐이다. 위키위키는 '쉼터' 호놀룰루에 대한 설렘을 바삐 실어 나른다.

2년 전 호놀룰루국제공항 명칭은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으로 변경됐다. 기내 안내방송에서 흘러나온 공항이름이 역시 생소하다. 수십번 다녀본 호놀룰루국제공항의 이름이 이노우에라니 순간 하와이 여행의 맛이 반쯤 사라졌다. 1903년 1월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이민으로 도착한 한인 선조들의 첫 발걸음이 공항 인근 알로하타워 항구에 남았는데 "우리 비행기는 곧 이노우에 국제공항에 내립니다"는 기내방송이 거북하게 들린다.

하와이 여행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인들을 제외해 놓고 보면 호놀룰루시의회의 공항 명칭 변경은 패착이라는 생각뿐이다. 여행은 망설임 없이 일상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의 피드백이다. 여행객이라면 긍정적으로 느끼고, 즐기고 볼 일이다.

호놀룰루국제공항을 나서면 꽃목걸이 레이(Lei)를 한 아름 들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어깨에 걸친 레이의 꽃향기는 오랜 비행의 피로를 잠시 잊게 한다. 탐스러운 양란의 꽃잎 향기가 하와이를 또 한 번 실감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하와이 여행은 눈보다 먼저 코로 시작된다. 열대 꽃나무들이 내뿜는 꽃향기, 태평양의 맑은 공기는 하와이만이 간직한 천혜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사전에도 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레이는 알로하의 인사를 담은 하와이의 대표적인 상징이고 의식이다. 단체 관광객들이 어깨에 두른 레이의 종류도 다양하다. 꽃잎으로 만든 플라워 레이를 비롯해 조개껍질 쉘 레이, 쿠쿠이넛츠 레이 등 모두 사랑과 존경, 우정의 표식이 된다. 은은한 백색의 튜베로즈 레이는 '달빛의 향기' 또는 야래향(夜來香), 월하향(月下香)으로 부르기도 한다. 레이 향기는 여독마저 여행의 유혹에 빠뜨리게 한다. 생일, 졸업, 결혼, 장례 등 탄생부터 죽음까지 하와이언의 일상사에는 레이가 항상 등장한다.

호놀룰루 시내 호텔의 체크인은 보통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9시경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호놀룰루공항에 오전 10시경 도착한다. 비행시간은 8시간30분. 체크인까지 하와이주정부청사, 이올라니궁전, 카메하메하 대왕 동상 등을 잠시 돌아볼 수 있다. 주청사를 받친 8개의 기둥은 하와이를 구성하는 카우아이, 니이하우, 오아후, 나나이, 몰로카이, 마우이, 카호올라웨, 하와이빅아일랜드 섬을 상징한다.

주청사 정면에는 몰로카이 섬에서 평생을 나병환자들과 동거하고 그도 한센병으로 일생을 마친 데미안 신부의 동상이 맞은 편 꺼지지 않는 용암을 상징하는 불꽃을 마주하고 섰다. 헌신과 봉사, 사랑의 정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여행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미국 내 유일의 궁전, 이올라니 궁전은 하와이 최후의 여왕 릴리우오칼라니가 여생을 마칠 때까지 이곳에 머물렀고, '알로하 오에'를 작사 작곡했다. 이 궁전 앞길을 건너면 하와이를 통합한 원주민 초대 대왕 카메하메하 동상이 화려한 레이를 걸쳤다.

오아후 섬 일주 관광은 와이키키를 출발해 다이아몬드 헤드, 하나우마 베이, 할로나 불로우홀, 샌디비치, 마카푸 포인트, 차이나맨스 햇, 폴리네시안 민속촌, 파인애플 농장, 진주만을 한나절 여행하는 코스다. 물과 공기가 으뜸인 하와이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불로우홀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평양의 바다는 푸르고 청정했다. 날씨가 얼마나 좋았던지 수평선 너머로 300여㎞ 떨어진 하와이빅아일랜드 섬이 보였다. 와! 하는 감탄사가 천혜의 섬 하와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우리나라 공식 첫 이민의 도착지 하와이에는 역사적인 의미를 간직한 명소들도 있다. 한인기독교회는 1918년 우남 이승만 박사가 설립한 교회로 설립 100주년을 넘겼다. 서울 경복궁의 광화문을 본 딴 예배당을 갖춘 교회 뜰에는 1985년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한인기독교회 창설하신 분 - 우남 리승만 박사 상'을 세웠다. 동판에는 '한 평생을 오로지 한국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바치신 리승만 대통령을 기리는 조국동포와 하와이 교포들은 정성을 모아 이 동상을 여기에 세운다'고 기록했다. 이 교회 부속 '이승만 기념관'은 특별 전시 중이다.

하와이주립대학교 한국학센터도 경복궁의 근정전과 향원정의 모습을 본 떠 순수 한국 자재로 지은 전통양식의 건물로 유명하다.

또 이민 역사를 기념하는 '인하공원'도 일반 패키지 여행으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장소다. 인천과 하와이가 맺은 이민 역사를 기념하는 상징물들이 있다. 우남 이승만 박사가 설립한 인하대의 조형물도 자리 잡고 있다.

1903년 이민 선조들을 태운 갤릭호가 도착한 호놀룰루항의 알로하타워는 항만과 다운타운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10층 전망층에서 바라본 낙조는 한 폭의 그림이다.
지난해 하와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23만명이다. 하와이는 세계 각지에서 1000만명에 이르는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오아후가 '개더링 아일랜드'(gathering island)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유를 알 것 같다. 하와이 헤어짐의 인사는 마할로(Mahalo)다.



독립 불씨 키웠던 숯가마, 무관심 속 사라져
우남, 1925년 '한인 자립' 목적 운영
사유지·지형 험악…터 찾기도 곤란


아침 7시경 첫 비행기를 탔다. 호놀룰루 국내선 공항에서 빅아일랜드 힐로공항까지 하와이안항공의 비행시간은 50분 정도다. 화산섬으로 불리는 이 섬은 지난해 5월 킬라우에아 화산의 분화로 큰 피해를 입었다. 평소 관광객들을 끌어 모았던 푸우오오 분화구가 용암활동을 멈췄다고 한다.

화산박물관 재거 뮤지엄(Jaggar Museum)으로 오르는 도로 군데군데가 균열됐다. 재거 뮤지엄도 폐쇄되고 화산 국립공원 안내센터로 옮겨졌다. 아름다울 만큼 둥글었던 중앙 분화구는 험악하게 무너져 내렸다. 하와이가 간직한 자연의 힘이 놀랍다.

힐로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 알라이 공동묘지(Alae Cemetery)에는 156기의 한인 비석이 있다. 1998년 10월 '한국이민조상기념비'기 세워졌다. 꽃들이 놓인 일본인 묘지들보다는 아직도 초라한 모습이다. 19세기 후반 태어나 낯선 하와이로 이주한 이민 선조들의 넋이 묻힌 곳이다.

이곳 빅아일랜드에는 우남 이승만 박사가 한인들의 자립을 위해 운영한 숯가마터가 남아 있다. 이 박사가 1919년 상해 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다녀온 후 독립자금 지원을 위해 1925년경 숯가마를 설치해 운영했다고 한다. 사탕수수밭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고령의 동포들과 농사를 지으며 살려했던 동지촌 인근이다. 이 숯가마터는 힐로 북방 Hinu Hinu St, Mountain View 지역 야산에 위치한다. 이 박사의 숯 사업은 일본인들의 방해 등으로 판로 개척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 년 전까지 숯가마터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세월의 무관심 속에서 빠르게 훼손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남이 기거했던 가옥에는 25m 높이로 자란 소나무가 푸른 기개를 간직하고 있다.

이번 인하대총동창회 하와이탐방단은 결국 숯가마터를 찾지 못했다. 사유지인 이 지역이 대마를 키우고 지형이 험악해 접근을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측 모형 등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 첫 이민 역사의 한 부분이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호놀룰루(하와이)=김형수 논설실장 kh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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