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발생한 인천 서구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가 인천 전 지역의 불안감으로 확산됐다. 또 대량의 물을 방류하고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도 적수가 나온다는 서구 주민들의 반발이 있어 사건 발생 1주일이 됐지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돗물은 한시라도 떨어져 생활할 수 없는 시민들의 기초적이고 본능적인 생활 수단이다. 그럼에도 각 가정의 수돗물 사용이 중지되고 특히 어린이집을 포함한 각급 학교의 급식 중단 등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불편을 초래했다. 더욱이 사태 수습에 인천시가 전면에 나섰지만 여전히 인천시의 상세하고 지속적인 안내와 조처는 더 필요해 보인다. 박준하 행정부시장의 현황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태가 노후 수도관이 문제라고 하지만 시민생활을 책임지는 인천시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이 화를 더 키웠다. 하루에만 100여건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원인과 대책을 시민들에게 좀 더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옳았다. 또 문제해결의 구체적인 일정을 내놨어야 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적수 수돗물이 아직도 나오는데 음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비난을 받기도 했다. SNS '긴급재난문자' 여부를 놓고도 시비가 일었다. 이렇게 허술하다보니 어눌한 시 행정으로 화살이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4일 서구 검단·검암·청라 등 주민들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통과 배탈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박남춘 시장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 교체비를 시비로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가 끝났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이번 적수 사태가 완전 정상화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피해 보상까지 요구하고 나설 태세다.
재발 방지를 위해 총 6848㎞의 수도관을 단계별 새 것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지만 이는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 중에 있는 사업이다. 조속히 깨끗한 수돗물 공급이 다시 재개되어야 한다. 인천 수돗물 '미추홀참물'의 우수성을 강조해온 만큼 인천시의 식수 공급 명예를 회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