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수거 통해 80% 재활용
관광지 된 소각장서 900t씩 처리
소각재는 해상 매립장서 해결
▲ 오사카 마이시마 소각장

▲ 박남춘(세번째) 인천시장이 지난달 22일 오사카 마이시마 소각장을 방문해 소각장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요코하마시 나카구 미나미혼모쿠 제5블록 폐기물 최종 처분장.

전 세계가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고, 최근에는 제주산 쓰레기가 필리핀으로 반출돼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인천시 역시 쓰레기 감량이라는 난제를 해결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5년 직매립 제로화를 위해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률 향상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해법 마련에 고심한 가운데 인천시는 일본의 폐기물 정책에 주목했다. 일본의 재활용률은 80%, 직매립 비율 0%, 소각률 90%는 인천시를 비롯한 우리나라가 부러워할만한 수치들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1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요코하마와 오사카의 환경 기초 시설들을 시찰했다. 이후 박 시장은 지난 3일 인천지역의 재활용 선별시설과 폐기물처리시설 등을 둘러보면서 인천시에 적합한 폐기물 처리 운영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캔, 병 … 새 상품으로 거듭나는 재활용품

박 시장은 일본 요코하마 토츠카 재활용품 자원선별센터를 찾았다. 이 곳은 요코하마시 내 4곳의 시설에서 분리 수거를 통해 수거한 캔과 병, 페트병을 선별해 자원화한다.

인천시는 일본의 재활용률이 80%대에 달하는 주된 요인을 효율적인 수거 체계로 꼽는다. 일본의 재활용품 수거 방식은 수거 방식부터 수거 하는 차량까지 다르다.

일본에서는 주민들이 캔과 병, 플라스틱 등 품목별로 수거일을 정하고, 요일에 맞춰 분리 배출한다. 과거 일본은 재활용품을 7개 종류로 나눴지만 현재는 15개로 더 세밀하게 분류했다. 혼합해 수거하지 않고 품목별로 지정된 업체가 수거한다.

수거 차량도 우리나라는 압축차량을 쓰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원형 그대로 보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거가 이뤄진다. 차량 외관도 어두운 색이 아닌 밝은 캐릭터를 그려넣어 미관도 좋아 혐오감이 들지 않는다.

효율적인 수거 방식에 따른 효과는 폐기물 감량으로 이어진다. 2000년 요코하마시 인구는 40년전보다 2.5배 늘었고, 폐기물은 16배까지 증가했지만 재활용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최근 쓰레기양이 43.2% 감소했다.

▲관광 명소가 된 소각장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오사카시 마이시마 소각장에는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하루 처리 용량은 900t에 이르는 마이시마 소각장 외관은 놀이동산을 연상케한다. 형형색색 디자인을 뽐내는 마이시마 소각장은 하루에도 수 많은 학생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건물 옥상에는 주민이라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공원도 열려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오늘날에는 관광 장소로서 자리를 잡았다.
혐오시설로 인식된 소각장을 녹색으로 덮고 자연 환경과 공생하는 것을 목표로 둔 인천시는 마이시마 소각장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최근 노후화된 청라소각장 증설을 추진하려다 주민 반발로 논의가 멈춘 상태다. 주민들은 소각장 증설로 인한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는 마이시마 소각장의 전략과 운영 노하우 등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해상매립장, 중장기적 대책 될까

과거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주민 반발로 소각장과 매립지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일본은 내륙이 아닌 바다로 눈을 돌렸다.

일본 요코하마와 도쿄 등은 해상에 소각재를 매립할 수 있는 해상 매립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요코하마시 나카구 미나미혼모쿠 제5블록 폐기물 최종 처분장도 바다에 시멘트 차수벽을 설치하고, 블록으로 형성된 곳에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다.

장점은 내륙에 매립지를 조성하면서 생기는 주민 갈등 및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향후 매립이 끝나면 항만부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법도 없고 환경 피해 등이 우려돼 당장 도입은 어려운 실정이다.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박남춘 시장은 "일본은 내륙에서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고, 폐기물은 가능한 소각 처리하고 있다. 인천시도 매립에서 소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폐기물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