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선 경기본사사회부 차장

버닝썬, 로버트 할리, 황하나, 박유천.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1곳의 상호명과 3명 이름의 공통점은 마약이다. 웬만한 일반인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경찰청은 강남 클럽인 '버닝썬 게이트' 사건 이후 사회 전반에 마약이 확산됐다는 우려에 최근 3개월(2월25일~5월24일)간 마약 집중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는 '우려의 현실화'였다. 이 기간 검거된 마약사범은 모두 3994명(구속 92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3%(구속 84.6%↑) 증가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21곳을 관할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도 이 기간 805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8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기간(393명) 보다 104.8% 늘었다.
게다가 이 기간 경찰청이 검거한 연예인과 재벌가 마약사범 5명 중 처음 언급된 3명이 경기남부청 관할에서 붙잡혀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기간 검거된 마약사범 중 20~30대 젊은층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30대와 20대가 각각 26.8%, 26.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 40대(21.4%), 50대(14.9%) 순이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지난해 17.2%에서 26.6%로 1년 새 비율이 9.4%p 증가했다.
또 손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사범 비율이 18.6%에서 31.2%로 늘어남에 따라 올해 검거된 마약사범 중 초범 비율도 61.8%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젊은 층의 마약 중독은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가는 사태를 초래한다. 국가적으로는 미래를 이끌어갈 건강한 인재들을 잃게 되는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마약사범 검거에 따른 통계와 추이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보여준다. 경찰청도 인지했듯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 SNS 등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국제마약조직 및 국내밀반입 등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 국내 침투를 차단하는 한편, 인터넷 마약 유통 경로를 찾아낼 수 있는 사이버 마약수사전담팀 신설이나 인력을 충원해 상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 마약사범 검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단순 투약자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치료와 재활 중심의 제도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 이하인 마약청정국 자격을 이미 2016년 잃었다. 더 심각해 지기 전 경찰 등 사정당국만이 아닌 국가 전체가 마약 퇴치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