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체육 안갯속
지역체육 안갯속
  • 이종만
  • 승인 2019.0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시체육회, 첫 민간인 회장 선출·시설 관리 경쟁입찰 앞두고 술렁
실업팀 존폐기로에 몰릴 수도

당선자-지자체장 정치 성향 다를땐
예산 삭감 가능성 … 지원 축소 불가피


체육시설 위탁땐 직원들 일자리 흔들

당장 올 하반기 13곳 공개 입찰
근무자 고용승계 여부 장담 못해


머리 맞대는 전국 시·도체육회

사무처장들 20일 선거방식 등 논의
요구안 체육회·정치권에 전달키로





인천시체육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안갯속같은 미래 때문이다.

'첫 민간인 회장 체제·체육시설 관리 경쟁 구도' 등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곧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에 다수 직원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이런 기류는 지난 3월 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체육회지회) 창립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금까지 체육회가 관리해 온 시설들이 올해 말 공개입찰을 통해 다른 단체로 넘어갈 경우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인천시와 위·수탁 단체, 체육회 노동조합 등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 20일 시·도체육회 사무처장 한 자리에

각 시·도체육회 사무처장들이 오는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남체육회에 모인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를 규정한 법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이후 연말까지 새 회장을 뽑아야 하는 데 선거 방식부터 임기 문제까지 무엇하나 깔끔하게 정리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먼저, 지역의 체육회와 체육인들이 민간인 회장 취임 후 예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시·도지사가 당연직으로 체육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체육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일종의 의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민간인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 시·도지사와 회장의 관계에 따라 예산 지원 여부 및 규모가 들쑥날쑥 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의 경우 실업팀은 포스코에너지(탁구), 현대제철(여자축구)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인천시청(14종목 15개 팀/올 해 예산 약 85억원) 또는 인천시체육회(11종목 14개 팀/올 해 예산 약 53억원) 소속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재정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실업팀은 장기적으로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인천시장과 민간인 회장의 관계가 틀어져 예산 확보 및 집행에 어려움이 생기면 운동부가 계속 존재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나아가 이처럼 시 또는 시체육회 소속 운동부가 없어지거나 그 규모가 줄면 이를 위해 존재하는 인천시체육회 역시 모든 면에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시·도시사와 민간인 체육회장의 친소 관계에 상관없이 꼭 필요한 지역 체육 관련 예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가 의무 지원하도록 법·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새로 뽑힐 민간인 체육회장의 임기(2020~2024년)와 이후 치러질 동시지방선거에서 선택을 받을 단체장의 임기(2022.6~2026.6년)를 일치시키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첫 민간인 회장의 임기를 4년이 아닌, 3년 이하로 정해 단체장과 맞추고 난 뒤, 그 다음부터 4년으로 정해 일치시키자는 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 시·도체육회 사무처장들은 20일 회의에서 이런 사안 등을 집중 토론한 뒤 요구 사항을 정리해 대한체육회와 정치권에 전달할 예정이다.



▲ 체육시설 관리 경쟁 구도, '고용' 화두로

시체육회에 밀려올 또 하나의 파도는, 인천시 소유 대부분의 체육시설에 대한 독점적 관리 권한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동안 체육회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인천시의 소규모 체육시설 6개(가좌테니스장·동춘동 롤러스케이트경기장·문학동 다목적 하키경기장 및 정구장·수봉궁도장 및 양궁장)을 포함해 모두 19개를 관리했다.

하지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이 2015년 7월 개정되면서 수의계약은 더이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현재 시체육회가 관리하고 있는 19곳의 경기장 중 올해 12월로 위·수탁 계약이 만료되는 소규모 체육시설(6곳)과 문학박태환수영장, 남동체육관, 도원체육관 및 수영장, 올림픽국민생활관,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및 야구장 등 7곳의 수탁관리 입찰을 10월에 실시할 예정이다.

아직 계약기간(2022년12월)이 남아있는 나머지 6곳(선학파크골프장, 열우물테니스경기장 및 스쿼시경기장, 남동럭비경기장, 옥련국제사격장, 선학하키경기장)도 3년 뒤에는 공개경쟁입찰로 위수탁 기관을 선정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체육회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공개경쟁입찰 결과 현재 경기장 관리 권한이 시체육회에서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게 됐을 경우 체육회 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체육회 직원 392명 중 체육시설 운영(관리) 부서에 근무하는 이는 무려 134명(34.2%)이나 된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도 예민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남택훈 지회장은 "최근 체육회를 둘러싼 급격한 환경변화를 앞두고 체육회 직원들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매우 크다. 체육의 공공성과,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지켜낼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온다면 서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 협상에 의한 계약 등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체육회는 앞으로 닥칠 경쟁 구도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최근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TFT는 체육시설의 경우 경제성뿐 아니라 공공성도 매우 중요한만큼, 이를 강조하는 명분과 논리를 적극 개발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쌓아온 경기장 관리 노하우 등을 체계화 해 다가오는 공개경쟁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