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우리나라는 지난해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를 달성해 30-50클럽에 가입했다. 지구상에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서 7번째로 가입됐다. 지난 2006년에 2만달러 달성 이후 12년만에 3만달러 시대에 도달했다. 어렵게 3만달러를 넘었으니 4만달러 시대도 빠른 시일 내 진입해야 한다. 그런데 작금의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다.
산업계는 4만달러 시대를 열어갈 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바이오, 수소를 주목하고 있다. 4만달러를 달성하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낙오되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디지털 헬스 산업의 경우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력과 스마트폰 보급률 95%의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의료 금지, 데이터 관련 규제로 시장 진입자체가 불가능하다.

각종 규제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현실이다. AI산업도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세계 AI산업 환경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는 준비 부족과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충분치 못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의 해결책으로 수소산업 분야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우리는 수소전기차 기술분야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만 R&D와 설비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경쟁국들과 격차를 벌이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미래의 먹거리 관련 산업의 경쟁력은 요소요소에 불씨는 많은데 정부의 규제 정책과 민간부문의 R&D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더 이상 타오르지 못하고 있다.

4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노동계 그리고 사회 전반적인 모든 분야들이 상호 연계되고 융합되도록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 모두 더 늦기전에 4차산업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을 필요로 하는 미래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최근 경제상황은 투자, 소비, 생산이 줄어가는 장기 침체의 징조가 느껴지는 형국이다. 정부는 저성장을 극복할 해법도 없는 것 같다. 사회 전반적인 구조조정은 커녕 재정으로 돌려막기만 고집하고 있다. 강성 노조는 양보보다 횡포를 일삼고 있다. 기업은 투자보다는 해외 탈출에 급급하다. 이런데 무슨 일자리가 만들어지겠나. 최근 발표된 실업자 수는 124만5000명으로 실업률이 4.4%나 된다. 매우 심각한 상태다.
현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우리 청년들이 그토록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는 신분이 보장되고 장래성 있는 일자리이다. 그런데 청년들의 일자리는 계약직에 국한되고,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은 차 한잔의 여유와 대화를 나눌 공간이 없다.

중소기업을 외면한다고 청년들만 탓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구직활동 지원금을 준다. 청년 취업률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조치다.
일자리는 두 가지가 있다. 세금으로 만드는 가짜 일자리와 세금을 만들어 내는 진짜 일자리가 있다. 일자리는 국가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통해 세금이 국가에 들어오게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사람을 쓰려 해도 일단 구직난이다. 이유는 눈높이가 맞지 않아 구직자와 취업자 간의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계 학교나 대학도 기업체와 연계한 교육환경 부족으로 졸업 후 해당 기업 현장에 투입하려면 필요한 기술을 별도로 익혀야 한다. 학생들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선진 기술을 습득할 선생님이 없다. 대학에 기업과 관련된 학과를 만들어도 주어진 일만 하고 박제된 인간이 되어 창조적인 일꾼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하게 검토되고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은 어떤가. 미국은 대학 3학년이 되면 기업에 가서 일하고 학점을 받는다. 산학협력 체계가 잘 되어 기업에 필요한 인재로 훈련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제도를 벤치마킹하면 된다. 대학과 연계해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R&D 분야를 대학이 풀어주면 된다. 4차산업 분야 또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학에서 창업자가 배출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자.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지원해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보자. 일자리 창출을 학교와 기업이 협력해 만들도록 하자.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는 벤처가 창출했다. 벤처의 주역은 청년들이고 결국 청년의 일자리는 청년이 만드는 것이다. 최근 열병처럼 확산되고 있는 공무원과 공사·공단 취업의 열기를 대학에서부터 눈을 돌리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때 청년 스스로 건강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