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굿네이버스 인천본부장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는 2016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아동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 4개의 권리가 보장되고 있는지를 지역별 지수로 수치화한 자료이다.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인천은 종합지수 101.3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7위에 올랐다. 중상위그룹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대전(106.5), 제주(105.3), 부산(104.7), 서울(102.7) 등 다른 광역시들과 점수를 비교했을 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지역은 아동의 4개 권리 중 교육받고 여가를 즐길 권리인 발달권은 102.7점으로 높은 편이나 아동이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인 참여권은 100점으로 다른 권리에 비해 낮은 지수를 보였다.
그런데 아동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4가지 권리라고 불리는 이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은 누가 정한 기준일까? 그 역사는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11월 UN 총회에서는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권리를 담은 국제적인 약속인 'UN 아동권리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UNCRC)을 채택했다.
만장일치로 채택한 이 협약은 현재 전 세계 196개국에서 지켜지고 있는 약속이다. 한국은 1991년도에 이 협약을 비준했다.

'UN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가장 기본적인 4가지 권리를 바탕으로 54개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내용을 기초로 많은 국가가 아동 정책을 입법하고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3일 정부가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도 이 협약에 근거하고 있으며, 아동 권리를 옹호하는 NGO들 역시 이 협약내용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 아동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굿네이버스도 이 'UN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권리 최우선'의 원칙을 중심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UN 아동권리협약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내용이 많다. 제29조는 아동교육이 아동의 인격, 재능 및 정신적, 신체적 능력의 최대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목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31조는 아동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적합한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주도록 장려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일방적인 교육, 입시경쟁에 내몰 것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안정을 느끼고 정서를 공유할 수 있도록 친구와 유대 의식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취미활동을 통한 자기계발, 사회문제에 대한 참여, 나눔 의식 등을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사회기반 체계들이 더 많이 확장되어 아이들이 공부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을 선택하고 경험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인천의 아이들 편에서 일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인천본부 역시 이 4가지 기본권리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일하고 있다. 아동의 '생존권'과 '보호권'을 위해서 아이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보호받고, 안정적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권리 옹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발달권'과 '참여권'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아동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사회 환경을 갖추는 일에 힘을 쓰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바른 인격과 좋은 인성을 가진 성인이 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사회 체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바른 환경에서 자라면 올바르고 행복한 성인이 되고, 이런 성인들이 모여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면서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을 선언하고 전국 지자체들이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 제도와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NGO들도 아이들의 기본권 향상에 집중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천에서도 민·관이 협력해 아이들의 권리증진과 주변 환경 개선을 목표로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UN 아동권리협약이 30주년을 맞는 올해, 아동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다음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에서 우리 인천의 아동권리 종합지수가 전국 1등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