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첨단 미래 산업도시 인천 송도의 꿈을 앞당길 사회 인프라가 소리도 없이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인천 송도에 터를 잡은 글로벌 캠퍼스 지구를 중심으로 무르익는 황금알을 낳는 닭 이야기이다. 설마했던 연세대학교 송도 캠퍼스는 확고히 터를 잡았고, 서울대는 맞은편에 시흥 캠퍼스를 추진하는 오세정 전 국회의원을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뒤질세라 인하대학교도 야심적인 송도 캠퍼스 조성 청사진을 선보였다. 인천 테크노파크 내에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인천산학융합지구 구축에 이어 11공구 캠퍼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공간이 생기면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요건인 융합적 창의성이 싹트게 된다.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성공하려면 비교우위를 찾아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항공물류 산업이 인접한 송도에 우리나라 최고 브레인들이 모인다는 것은 인천 시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어떤 산업을 선택할 것인가에 있다. 따라서 무인기 민·군 협력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인천을 포함한 서해에는 섬들이 많아 무인기 물류 체계와 의료 지원 체계가 절실하다. 덕적도에 학술조사를 갔을 때 의료품 지원체계와 원격 진료가 절실함을 실감한 적이 있다. 무인도에도 생필품 공급망이 제공되면 유인도로 활용될 수 있고 휴양 및 레저 관광 수요와 해양 교통망이 확장될 것이다. 서해 도서 지역의 정주 인구가 늘면 경제성을 의심받던 조력, 풍력발전 등 재생 에너지의 연구개발도 활발해질 수 있다.
안보 차원에서도 서해의 군사적 위협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서해(황해)를 마치 자국의 내해인 것처럼 행동했다. 천안함 사태 때 한미연합 해군 세력의 서해 진입을 마치 영해 침공처럼 간주하며 우리 정부를 거칠게 압박했다.

사드 배치도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인 것처럼 주권 국가의 결정에 온갖 경제 보복의 칼을 휘둘렀다. 최근에는 독도까지 대놓고 정찰 작전을 반복함으로써 한·일 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 무인기 전력은 북한 급변사태 시 압록강 월경과 남포 상륙 합동작전을 연구 중인 중국 북부군의 헛된 구상을 포기시킬 수 있다.
수많은 서해 낙도 지하 벙커에서 원격 통제하는 값싼 무인기들을 무력화하기 위해 적대적 의도를 갖는 국가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서해 공해 상공에 적대적인 항공세력의 눈을 멀게 하는 무인 전자전기 벌떼부대도 가성비 좋은 대응 방안이다. 무인기가 경제적 효용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 사활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무인기는 더 이상 미래전의 무기체계가 아니라 이미 걸프전에서 실전 투입되었고, 아프칸전과 이라크전에서 그 역할이 확대됐다.

미 공군사관학교는 이미 무인기 조종사 병과를 설치할 정도이고 대테러전에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K대학 등 국내 무인기 복합체계 전문 연구자들은 감시·정찰 임무, 대공제압 임무, 원격 전파교란 전자전 임무를 무인기가 수행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조밀한 한반도 공역 통제는 공군이 중앙집권적으로 관리하고, 육·해·공 각 군이 추진하는 드론봇 전투개념에 국가가 통합 인공지능 체계를 구축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를 표방한 인천 송도에 민간대학과 공군이 협력하는 인공지능 연구 클러스터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지상에는 자율주행 차량이 달리고 하늘에는 유·무인기 관제체계가 적용되는 입체 스마트 도시 후보로 송도만한 곳이 있을까. 청라 드론센터도 시너지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사고율이 높은 무인기의 조종사 훈련센터를 유치하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 무인 공격기 방어 수단인 풍선, 공중 커튼과 산개형 낙하 그물, 레이저 건을 실험하는 전투실험과 훈련 프로그램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도 운용 중인 하피를 생산하는 이스라엘은 무인기 수출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KAI 같은 우리나라 업체도 세계적 수준의 무인기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구 3위의 대도시로 우뚝 선 인천이 나아갈 길은 4차 산업혁명의 선도 타운 외에 없다. 바다로 열린 공간을 활용하여 무인기가 미래 첨단산업 테스트 타운의 주역이 되는 날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