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주, 실질적 혜택 없어 … 정책적으로 배려를"


산림 직접지불금제·임도 개설 건의 예정
'작지만 강한 우량조합' 약속 이행에 온힘



"세금만 내지 산주에는 실질적 혜택이 없습니다."

유영범 김포시산림조합장(63·사진)은 산소공급과 대기정화 등 숲이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에 비해 산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거의 없는 것을 우리나라 산림정책의 여러 문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가 지난 3월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전국의 지역산림조합장과 연대해 정부에 '산림 직접지불금제' 도입 등을 위한 산림기본법 개정을 건의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황폐해진 산림복원을 위해 과거에 이뤄졌던 산림정책이 수목림 중심의 정책이어서 경제성이 낮은데다 엄격한 산지이용에 따른 산주들의 상대적 손실감을 정책적 배려로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조합장은 "김포지역 산림 대부분이 조림목이어서 쓸 수도 팔 수도 없다"며 이러다 보니 산림이 주는 일상의 혜택에 비해 산림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이 아주 미미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그는 경제림 육성 등 산림이용 활성화를 통한 미래가치를 높여주기 위한 숲 가꾸기를 위해 길이 없어 맹지상태가 돼 버린 산지 접근을 위해 산림청에 임도 개설도 건의할 계획이다. 그는 임도가 개설되면 산림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도 역할뿐만 아니라 산 둘레 산책로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어 산림의 가치를 더욱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그의 생각은 40여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으면서 겪은 다양한 행정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2014년 김포시청 건설교통국장(4급)을 마지막으로 39년간 공직을 마치고 김포도시공사에서 시설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전국 140여개 지역산림조합장 가운데 전직이 산림직도 아닌 행정직 서기관 출신 공직자는 유 조합장이 유일하다.

편안한 미소와 사람 좋기로 그만인 겸손한 공직자로 기억되던 그의 조합장 출마를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도 남달랐다. 그의 조합장 출마 결심은 적신호가 켜진 조합경영 악화와 조합원 이탈 때문이었다.

2013년도 대비 2018년 기준 김포시산림조합원 수는 2100여명에서 1250여명으로 줄었고 자본금(현금보유)도 22억2000만원에서 15억원 정도로 감소했다.

선거에 나서면서 그가 제1호 공약으로 제시한 4년간 봉급 50%를 자진 삭감해 수익사업 창출예산으로 편성 운영하겠다는 것도 김포시산림조합의 그간 운영상태와 무관치 않다. 산림조합 유통센터에 버섯 등 임산물 생산시설을 갖춰 조합원에게 개방해 조합원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가 조합장에 취임한 이후 김포시산림조합원은 2개월 사이에 30여명이 늘었다. 조합장을 제외하고 14명의 직원이 2개 지점(감정동, 풍무동)과 유통센터에서 금융과 산림경영 및 기술지도를 맡고 있는 김포시산림조합.

"모내기가 끝나는 대로 세입 안정화를 위해 주민과 산주를 만나 여러 의견을 듣겠다"는 그는 '작지만 강한 우량조합으로 보답하겠다'는 조합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구두끈을 졸라 맸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