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문학관을 생각한다
[새책] 문학관을 생각한다
  • 여승철
  • 승인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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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과 박물관 차이가 뭘까
'문학관 역할' 명확하지 않은 한국
일본 근대문학관 이사장 거친 저자
경험 바탕 '정의~운영매뉴얼' 설명
▲ 나카무라 미노루 지음, 함태영 옮김, 소명출판, 242쪽, 1만3000원.


"문학관이란 무엇일까? 문학관이란 무엇을 하는 곳일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비해 오늘날 문학관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능이나 역할 등이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최근 오랜 진통 끝에 국립한국문학관 부지가 서울 은평구로 결정되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박물관적 기능과 도서관적 기능에 더해 아카이브까지 합쳐진 '라키비움(Lachivium)'으로서의 역할이 논의되고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학교청소년 및 일반 시민부터 전문연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두루 이용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역자 후기 237쪽)

'문학관학 입문을 위한 밑그림'이란 부제를 달은 이 책은 일본의 대표 문학관인 도쿄의 일본근대문학관 이사장으로 오래 재직한 나카무라 미노루(中村稔)의 책을 인천문화재단의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이며 문학박사인 함태영이 옮긴 것으로, 문학관의 정의와 기능, 전시와 자료, 예산, 인력 등 문학관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실제 문학관에 관계하면서 겪은 다양한 바탕으로 쓴 책인 만큼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이 책은 전문연구자들의 연구를 위해 소장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문학관의 핵심 기능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자료의 충실한 수집과 보존·정리, 완비된 수장고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관광시설로서의 문학관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다만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만 하는 것은 자료를 사장시키는 것과 같기에 열람과 전시를 통해 적절한 방법으로 공개해야 함을 주장한다.

하지만 문학자료 즉 초판본이나 육필원고, 작가의 유품 등은 이렇다 할 볼거리가 아니고 문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전시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읽는 것이지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착안한 책만 전시할 때의 문제점과 관람객들의 사전 지식의 유무, 자료 수집과 정리시 기록해야 하는 항목과 내용, 학예직과 일반직 등 문학관 인력의 문제 등 비록 일본의 사례이긴 하지만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문학관 건립과 운영 매뉴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과 같은 종합문학관부터 전북 군산의 채만식문학관과 같은 개인문학관, 강진의 시문학파기념관과 같은 유파문학관, 대전문학관과 같은 지역문학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관이 있지만, 문학관의 기본 개념이나 기능,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히 합의된 바가 없다. 이런 현실에서 비록 일본의 경우이긴 하지만, 이 책은 문학관을 건립, 개관을 준비하는 곳이나 운영하고 있는 이들에게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옮긴이 함태영은 한국과 일본에서 한국 근대문학과 자료 연구방법론에 대해 공부했다. 한국 근현대문학을 대중화하는 일과 자료 발굴·서지 연구에 관심이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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