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쌍리 지음. 농민신문사. 216쪽. 1만2000원.

매실 명인 홍쌍리의 첫 시집. 매화나무를 심고 매실을 연구한 세월만큼이나 오랜 세월 작가가 쓰고 다듬어온 시와 노래 98편을 실었다. 1장 '나무처럼 나를 지켜준 이들'은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인생의 스승이 되어주신 시아버지, 먼저 떠난 남편, 사랑하는 자녀, 친구와 이웃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2장 '한결같이 흙만 보고 산 세월'에서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농심(農心)에 대한 예찬을 읽을 수 있다. 작가에게 자연은 예술적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평생을 가꿔온 터전이기에, 구구절절 생동감 넘치고 애정 또한 남다르다. 3장 '풀처럼 때로는 흔들렸으나'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엄마 일찍 여읜 딸이라서, 가난한 시집 살림 도맡은 며느리라서, 그리운 임 먼저 보낸 여인이라서 겪은 사연이 아프게 녹아 있다. 마지막 4장 '되리라 아름다운 농사꾼'에서는 내일을 향한 작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생에 대한 긍정, 미래에 대한 희망, 청춘에 대한 당부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