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개장에 매출부진 우려 … 향수·화장품·주류 중심

국내에서 처음 인천국제공항에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 개장(31일)에 앞서 각 항공사들이 최근 기내면세점에서 향수·화장품 할인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입국장 면세점이 개장하면 기내면세점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판매 품목이 겹치는 향수·화장품, 주류를 중심으로 할인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기내면세점 연매출은 1542억원으로 전년대비 9.24%가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6.43%가 줄어 902억원에 머물렀다.

항공사 전체 매출에서 기내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상징성과 매출 부진을 우려한 선제적 할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사 입장에서 기내면세점 매출은 규모가 작지만 인건비 부담이 없는 부가적 '효자 사업'이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업권이다.

특히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주류·담배 매장만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입국장 면세점 개장시 주류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류는 무게와 부피가 커 여행 중 휴대가 불편해 입국장에서 구매가 늘어 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실제로 기내면세점의 매출 순위에 상품 5위권 중 3개가 발렌타인, 로얄샬루트, 조니워커 등 주류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에서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임대료를 영업요율이 아닌 최소보장액으로 납부하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다소 느긋하다.

향수·화장품이 입국장과 출국장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품목이 겹친 것에 따른 임대료 재협상 요인이 발생한 것에 오히려 반색하는 분위기다.

또 여객들이 기내면세점보다 할인 폭이 크고 상품 구성이 뛰어난 출국장 면세점에서 향수·화장품을 구매하는 추세여서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운영을 맡은 입국장 면세점에 비해 신라·신세계의 출국장 면세점이 ▲가격 경쟁력 ▲상품 구성 ▲바잉 파워(판매·구매력)까지 앞서고 있어 긴장감까지 다소 떨어진다.

면세업계는 입국장 면세점의 잠재적 수요자로 볼 수 있는 기내면세점 이용객 매출은 연간 3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대한항공 9668억원, 아시아나항공 5751억원을 기내면세점에서 매출로 올렸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