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칭우 경제부장

하늘길이 대폭 열렸다. 얼마전 국토교통부는 한중항공회담을 통해 증대된 운수권 70회와 정부 보유 운수권 주 104회, 34개 노선을 국적항공사에 배분했다. 한중 간 국적항공사의 여객노선 수는 기존 57개에서 66개로 대폭 늘었다.
국토부가 추가로 배분한 중국 운수권은 저비용항공(LCC) 위주로 배분됐다. LCC는 총 30개 노선, 주 11회를 추가 배분받으며 8개 노선, 주 21회를 배분받은 대형항공(FSC)을 압도했다.

항공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인천~베이징 노선 운수권 주 14회는 대한항공(4회)과 아시아나항공(3회) 등 기존에 운항해오던 FSC에 더해 제주항공 4회, 티웨이 3회 등 LCC 두 곳에 새로 배분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해왔던 인천~상하이 노선 추가 운수권 주 7회는 이스타항공이 가져갔다.
이번 노선배분의 특징 중 하나는 신규 배분된 운수권 중 인천발 77회, 지방공항발 62회로 국내 지방공항 여객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지방발 노선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으로 운항하던 44개 노선 중 수요가 높은 14개 노선(▲인천~선양·정저우·난징·항저우·하얼빈·청두·우한 ▲제주~베이징·상하이·시안 ▲대구~베이징 ▲부산~장가계·옌지 ▲청주~옌지)도 LCC, 지방중심으로 배분됐다.
항공노선 분배 이후 부산·청주·대구·제주 등 지방에서 출발하는 중국 노선 29개, 주당 170회를 제외하면 418회가 인천국제공항의 몫으로 남았다. 항공 자유화로 무제한 취항이 가능한 산둥성과 하이난성 노선을 제외한 수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운수권 배분 이후 한중 간 하늘길은 운항횟수가 주당 449회에서 588회로 대폭 증가하게 됐다.

이번에 배분된 운수권은 항공당국의 허가와 지상 조업계약 등 준비를 거쳐 빠르면 3~4개월 내 취항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중노선 항공 여객을 보면 2016년 1985만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사드 배치 이후 2017년 1394만명으로 급전직하한 뒤 지난해 1611만명으로 소폭 상승중이다.
한중항공회담과 운수권 배분 이후 우리 정부의 항공정책은 크게 항공회담 확대로 운항기회 확대 및 항공편 증편, 지방공항 활성화로 요약될 수 있다. 운수권 배분 이후 어명소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이 그동안 한중 간 증가하고 있는 관광 및 비즈니스 분야 항공교통 수요를 뒷받침하고, 지방공항 및 중국인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중국을 포함해 동남아·유럽 등 주요 국가와 항공회담을 계속 추진해 운항 기회 확대 및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편의 향상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하늘길이 넓어진다는 얘기다. 하늘길이 확장된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인프라 수요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4단계 조기 확충과 5단계 적기 착공, 수도권 내 제3공항의 신설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히 요구된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2018년 6825만명을 처리해 국제·국내항공 여객수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누르고 세계 18위로 1단계 상승했다.

최근 증가추이를 최소치로 반영하더라도 2019년 항공여객 7400만명, 2020년 8000만명, 2021년 8600만명, 2022년 9200만명, 2023년은 9800만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항공여객 처리능력이 72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수용능력이 부족해진다는 얘기다. 2023년 4단계 개발 완료시 2800만명이 증가한 1억명 항공여객 처리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결국 2020년부터는 인천국제공항의 혼잡도가 극심해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4단계 개발을 2021년까지 조기 완료하고, 2025년에는 1억3000만명 처리능력 확보를 위한 5단계 개발을 조기 완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수도권 내 제3공항 의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남 서울공항을 LCC 플랫폼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향후 10년 후 항공수요를 감안해 수도권 수요 대비에 부족한 공항 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항공수요가 폭증세를 보이면서 2030년 수도권 항공수요 예측은 2억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2030년 처리능력은 1억4500만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늘길이 넓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인프라 구축과 공항 활용 방안, 신규 공항 신설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