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에 사업 취소·지연 … 내년까지 22개 조성 계획 차질
경기도와 도내 시·군이 택시기사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추진한 '택시쉼터 건립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23일 경기도와 시·군 등에 따르면 도는 2016년부터 각 지자체와 함께 택시쉼터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택시쉼터에는 수면실, 샤워실, 화장실 등의 시설이 마련된다.

도는 2020년까지 모두 22개의 쉼터를 조성키로 하고, 수원·용인·안산·화성 등 17곳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조성을 완료한 지자체는 8곳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취소되거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2016년 당시 동안구와 만안구에 각각 연면적 165㎡ 규모의 택시쉼터를 건립하려 했으나 동안구 주민의 반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안양시는 다른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해 만안구에만 쉼터를 조성했다.

용인시도 2017년 기흥구 구길동 일대 2층 규모의 택시쉼터 건립 사업을 추진했으나, 주민 항의에 막혀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용인시는 장소를 옮겨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벌이고 있다.

수원시도 기존 원천동 택시 쉼터를 매탄동의 매여울 공원으로 이전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교통 안전 우려 등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사업 추진 지자체 17곳 중 4곳이 공사를 진행 중이고, 5곳은 부지 선정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지만, 일부는 이같은 문제로 추진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한 부지가 개발제한 구역이어서 다른 대체부지를 찾고 있지만 주민 반발을 고려해야한다"며 "대체 부지는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도와 시군이 5:5로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추진 주체는 시·군이기 때문에 (경기도가)나설 수 없다"며 "내년에 3곳 정도를 더 모집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