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7만명을 넘어선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옛 인처너카드)'이 재산 증식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세 차익을 노리는 '금 재테크'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치품인 고급 외제차 구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화폐를 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불법 행위가 포착되면 즉각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23일 인천시와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인천e음 실적은 21일 기준 가입자 17만7213명에 발행액(충전액) 339억원으로 폭발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3·6면

이달부터 서구에서 발행된 '서로e음'의 활약이 컸다. 인천e음 플랫폼과 연동한 서로e음은 결제액의 6%를 캐시백으로 돌려받는 인천e음보다 혜택이 큰 '10%'의 캐시백을 지급한다. 가령 가맹점에서 1만원을 사용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000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 파격적 혜택으로 각종 루머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서로e음을 금 재테크로 악용한다는 소문이다. 실제 서구지역 금은방에서도 서로e음을 사용해 10%의 캐시백을 환급받을 수 있다. 즉, 사용 한도가 없는 서로e음으로 많은 양의 금을 매입해 10%의 캐시백 혜택을 받고, 금값이 올랐을 때 되팔아 추가로 시세 차익을 얻는다는 얘기다.

서구의 한 금은방 운영자는 "e음 카드로 금을 구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금을 구매한 사람들이 몇 명 있다"고 말했다.

구도 이 소문을 인지하고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최근 경찰에서 서로e음으로 금 사재기를 한다는 소문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며 "대량 구매한 정황은 없어 보이는데 설령 금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현 시스템으론 막을 방법은 없다"고 털어놨다.

악용될 수 있는 대상은 또 있다. 지역에선 신차를 구입해 많은 캐시백을 돌려받은 사례가 있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지만, 충전형 결제 카드인 교통카드와 결제 방식이 유사한 서로e음으로 신차를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중고차는 구입할 수 있다. 외제 중고차 등 고가의 사치품을 구입할 때에도 10%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e음 카드의 캐시백이 금방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심리 때문에 무언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 여러 루머가 나오는 것 같다"며 "향후 e음 카드를 악용한 불법 행위가 포착될 경우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범준·임태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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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재능시장' 서는 '인천e음' 인천시가 지역화폐 '인천e음'의 모바일 시장을 확대하고자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공유경제몰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최근 '인천e음 공유경제몰 개발 연동·용역'을 수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용역 결과에 따라 빠르면 오는 7월 중 인천e음을 활용한 모바일 공유경제몰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인천e음이 연동된 휴대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몰은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단체가 중고상품 및 재능 등을 사고팔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가령 한 시민이 팔고 싶은 물건을 공유경제몰에 올린다면 이를 입소문 난 지역화폐 … 너도나도 손든다 인천지역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발행된 지역상품권 인천e음카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인천e음카드 플랫폼을 통해 연계 추진되는 기초단체 지역상품권과 캐시백 등 각종 혜택으로 발행 실적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범사업 과정 등을 거쳐 지난 1월1일자로 인천e음 카드 발행을 시작했다. 전국 최고수준인 역외소비율을 낮추고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소비유입률을 높이고자 모바일 앱과 선불카드를 결합한 형태의 전자상품권을 내놨다.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등을 제외하고 인천 점포의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