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이자못내 신불자 되는 건 막겠다"

소액기부운동 발품 … 기금 확충 결실
"관심갖고 꾸준히 기부해주면 큰도움"
인생 마지막 봉사라 생각 '열정 충만'




"적어도 과천지역에서만큼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사회에 진출하는 일만큼은 막겠습니다."

지난해 말 과천시애향장학회 6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강수 이사장(70)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그는 1985년 청년봉사 단체인 과천청년회의소(JC) 초대 회장을 지냈고 1991년 과천시의회 초대 의원으로 선출돼 1995년엔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애향장학회 창립 때부터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후원활동을 펼쳐온 김 이사장은 회장직을 맡자마자 장학회가 많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장학회 출범 초기만 해도 출연기금 223억원에 대한 이자율이 높아 매년 3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지만 몇 년 전부터 이자율이 뚝 떨어지면서 수혜자 수를 150명으로 줄였다.

그래서 타개책을 낸 것이 지금 펼치고 있는 '소액기부운동'이다.

김 이사장은 학연, 지연 등을 활용해 사회단체와 개인 접촉에 나서는 등 발품을 팔고 다니며 소액기부문화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적게는 매월 만원에서부터 10만원까지 액수를 가리지 않고 모금에 나선 결과 3개월 만에 과천농협, 과천청년회의소, 과천로타리클럽 등 3개 단체와 개인 8명의 기부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이사장은 "한 번에 거액을 기부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보다 소액이지만 관심을 갖고 꾸준히 기부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장학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애향장학회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5000여만 원의 기금이 추가 확충돼 내년에는 장학금 수혜자를 170~180명 선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학회 사무실 운영비도 과감하게 줄여 장학금에 보탰다.

급여를 받는 총무부장 자리를 폐지하고 사무국장이 업무를 대신하도록 해 저비용 고효율 운영 체계를 마련했다.

김 이사장은 "장학기금 총액이 한정돼 있는 데다 이자도 저금리여서,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구를 개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자금을 대출을 받았으나 이자를 못내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 제도 시행으로 학생들이 관내에서 신불자가 한 명도 없는 것이 자랑"이라고 힘주었다.

과천시애향장학회는 1993년 설립 후 2018년 말까지 26년 동안 중·고·대학생 5000여 명에게 모두 148억 28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소액기부운동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게 꿈"이라고 밝힌 그는 인생의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남은 열정을 과천시애향장학회에 쏟아 부을 방침이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