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페스티벌 행사서
황금가면 쓰고 무대에 올라
신인가수 자청 춤추고 노래
"하필 그날에"… 적절성 논란
"민주화 기리는 분위기 찬물"
▲ 39주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 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 18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열린 한 축제에 참가, TV 프로그램을 모방한 황금가면과 망토를 두르고 무대에 올라 흥겹게 춤추고 노래 부르고 있다.한편 대통령과 도지사,여·야 지도부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열사들의 넋을 위로했다. /사진출처=안양시청 홈페이지


온 국민들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 최대호 안양시장이 축제 행사장에서 황금가면을 쓰고 춤추고 노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안양시와 시민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재)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한 한 페스티벌 행사가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진행자가 관객들에게 "안양시가 낳은 신인가수"라고 소개하자, 화려한 황금가면을 쓰고 흰색 무대복 차림의 가수가 등장했다. 검은색 망토도 둘렀다.

신인가수는 생전 처음 무대에 선다는 듯 어색해 하며 가면을 만지면서 노래를 시작했다.

백댄서들도 현란한 춤으로 흥을 돋웠다.

첫 곡으로 '너만이'라는 빠른 템포의 트로트 곡을 선보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누구일까"라며 궁금해 했다.

노래를 마치고 가면을 벗자, 신인가수로 소개받은 이는 최대호 안양시장이었다.

객석 맨 앞줄에는 김선화 안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의원들이 앉았고 최 시장 부인도 있었다.

최 시장은 시민에게 인사하며 두 번째 곡을 불렀다.

두 번째 곡은 '나는 나는 당신편'이라는 곡으로 첫 곡보다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이번엔 몸을 흔들며 손 제스처도 하며 흥겹게 불렀다.

노래 중간에는 박수를 치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노래를 마치자 최 시장은 "안양시의 주인인 시민께 이 자리를 통해 신인가수로서 신고식을 한다"며 "많이 긴장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첫 음반을 6월 중 발매하는데 타이틀은 '너만이'라는 곡으로 "산전수전 겪으면서 살아온 50대 이상 중년들이 들으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음반이 발매되면 많이 들어 달라"며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어떤 자리에서든지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진행자도 "신인가수 최대호군"이라 부르면서 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온 국민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시간에 최대호 안양시장이 축제 행사장에서 황금가면을 쓰고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며 혀를 찼다.

한 관람객은 "축제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지만 왜 굳이 5·18에 맞춰 행사를 계획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대호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수 차례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시 관계자에게 적절성 논란을 묻자 "해 줄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안양=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