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재산권 피해 나몰라라
이번엔 군수품 적하장 인가"
주민들, 군수 만나 해결 촉구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군부대가 초성리역에 적하장(군 화물 보관 시설) 조성을 추진해서다.

23일 군과 초성리 주민에 따르면 제2군수사령부 예하 모 부대가 초성리역에 임시 적하장을 만들 계획이다.

화물열차 10량 규모의 군수품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초성리역은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하는 동두천~연천 복선전철(총 20.8㎞) 건설사업 구간에 있다.

이에 군은 공단에 임시 적하장 설치를 요구했다. 공단은 이를 허가했다.

그러자 초성리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이 부대가 만든 탄약고 시설 때문에 20년 넘게 지상권·재산권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마을 인근에 또 다시 군 시설을 짓겠다고 하니 뿔이 난 것이다.

불똥은 군으로까지 튀었다.

유기문 초성1리 이장과 주민 대표 등 6명은 지난 8일 김광철 군수를 찾아 적하장 조성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주민들이 20년 가까이 군부대 시설(562탄약고)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와중에 또 군 적하장이 생긴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군은 초성리역 3만3000㎡ 철도 부지에 공원 등을 만들어 주민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군 관계자는 "적하장 조성은 공단과 군이 협의한 사안이라 우리가 개입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지금까지 고통을 감수한 주민들을 위해 복선전철 준공 시기에 맞춰 공단에 초성리역 철도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는 활용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추진할 때 다양한 의견을 들어 주민이 원하는 공간이나 시설물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건설사업으로 지난달 1일부터 기존 경원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경원선을 이용해 도심을 오가던 초성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연천=김태훈·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