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명품재벌 회장들의 아름다운 경쟁<882회>
[신용석의 지구촌] 명품재벌 회장들의 아름다운 경쟁<882회>
  • 인천일보
  • 승인 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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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프랑수와 피노(83)는 이브 생 로랑과 구찌 같은 럭셔리 제품 회사를 비롯하여 프랑스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 르두트의 소유주이다. 피노 회장은 또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주인이자 세계에서 손꼽는 현대미술작품 수집가이기도 하다. 피노 회장의 라이벌은 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70)다. 아르노 회장 역시 현대미술 애호가이며 수집가여서 이들은 럭셔리 분야에서만 아니라 현대미술품 시장에서도 경쟁한다. 프랑스의 상징이기도한 럭셔리와 미술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2014년 파리 서쪽 불로뉴 공원에서 개관된 루이뷔통 미술관은 캐나다 출신 미국 건축가 프랑크 게리의 작품이다. 루이뷔통 개관 직후 친지들과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세계적인 건축가와 명품 메이커가 합작한 럭셔리 건축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전시되어 있는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유리와 합금으로 만들어진 미술관의 조화가 신비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매년 1백만 명 이상이 미술관을 찾는다. ▶아르노 회장이 루이뷔통 미술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을 때 라이벌이 되는 피노 회장도 파리에 현대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미술관을 개관했다. 모국 프랑스가 아닌 이웃나라에 현대미술 수집품을 기증하고 전시한다는 비판이 일자 피노 회장은 다시 파리로 눈을 돌렸다. 에펠탑과 같은 해 1889년에 세워진 상품거래소 건물을 파리시에서 임대받아 미술관으로 개조하는 설계를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78)에게 맡긴 것이다. ▶루브르박물관과 퐁피두센터 인근에 위치한 거래소 건물의 외형과 내부를 살리면서 로마의 판테온 돔처럼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기존의 위대한 미술관들과 공존할 수 있는 겸손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루이뷔통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50년 후에는 파리시에 귀속되는 조건도 신선하다. ▶피노 회장 역시 내년에 개관 예정인 자신의 미술관은 루브르나 퐁피두센터와는 달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미술품들을 보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미술관에서는 작품 구입절차와 결정이 복잡하고 빠르지 못해서 기회를 놓치고 가격이 폭등하기도 한다"는 피노 회장은 "나같이 미친 사람만이 신속하게 결정하고 현대화를 사들인다"고 했다. 아르노와 피노 두 라이벌의 미술관 건립 경쟁이 프랑스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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