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캠프잭슨 문화사업이 정부와 군에 의해 좌초됐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의정부시가 미군 기지였던 캠프잭슨에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설 미술전시관과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개발제한구역(GB)이라는 이유를 들어 부결했다.
의정부시는 캠프잭슨 8만1900㎡ 공간에 문화·예술 인프라를 조성하게 되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그동안 부족했던 문화적 욕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이 사업을 외면한 국토부의 이유가 애매모호하다는 불만이다.

캠프잭슨에 미술 전시관을 만들면 개발제한구역이 훼손된다는 이유지만 사실상 설득력이 없다. 시가 계획하고 있던 부지는 이미 미군이 주둔하면서 막사를 만들어 사용하던 터라 개발제한구역으로서는 상당한 부분이 훼손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가 추가로 개발제한구역을 더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는 국토부의 몽니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군 당국도 의정부시의 민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시의 입장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의정부 호원동에 위치한 군 예비군 훈련장은 평소 사격소음이 워낙 커 고질적인 민원의 주 대상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초·중·고등학교에선 사격훈련이 있을 때마다 수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소음피해가 심각하다. 이 사격장은 지난 1991년 44만1528㎡ 면적에 조성된 뒤 28년 동안 의정부시민 수만 명은 소음피해를 감수해 온 상황이다. 그러나 시의 사격 훈련장 이전 요구에 대해서 육군본부와 5군단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 지난해 10월 폐쇄한 600기무부대 부지(2만6537㎡)에 대해서도 의정부시는 국방부에 무상 사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돈으로 사면 매각할 의사는 있지만 무상임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수십여 년 동안 군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감수해온 의정부시민들인데 군이 시민의 생활편의를 외면하는 사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부와 군은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피해를 감수해온 의정부 시민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양보와 배려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