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반환공여지 문예공간 퇴짜
개발제한구역 훼손 이유로 발목
사격소음 훈련장·폐쇄 기무부대
이전요구에 소극적·사용도 거절
정부와 군 당국이 지역 발전과 민원 해소를 꾀하려는 의정부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반환공여지인 미군기지(캠프 잭슨)에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려던 시 개발 계획에 퇴짜를 놨다.

군 당국은 사격 소음 피해를 유발하는 예비군훈련장과 폐쇄된 기무부대 이전 요구에 소극적이다.

22일 시에 따르면 주한 미군의 반환공여지인 캠프 잭슨 내 8만1900㎡ 부지에 상설 미술 전시관과 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캠프 잭슨 개발 사업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이하 중도위)는 최종 심의에서 이를 부결했다.

미술 전시관 등을 만들면 개발제한구역(GB)이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이 같은 결정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당초 미군이 해당 부지에 막사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개발제한구역을 이미 훼손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핵심이 미군이 훼손한 부지에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되레 우리보고 훼손하지 말라고 해 어이가 없다"며 "개발제한구역 해제 용역을 발주한 뒤 그 결과를 갖고 내년 상반기쯤 경기도에 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군 당국도 시의 속을 태우긴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호원동 예비군훈련장 이전을 육군 본부와 5군단에 요구했다.

군이 1991년 호원동 44만1528㎡ 부지에 만든 이 훈련장은 사격 소음이 심해 민원이 잦다.

주변 학교에선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할 정도다.

그러나 군은 아직까지 뚜렷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근 600기무부대 이전 문제도 난항이다.

호원동에 위치한 이 부대는 지난해 10월31일 폐쇄했다.

시는 국방부에 부지(2만6537㎡) 무상 사용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군 당국은 이를 거절했다.

시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도 아닌데 정부와 우리 군이 매번 소극적으로 나온다"며 "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한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군 당국이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