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획 세워 인프라 투자
2003년 '바이오폴리스' 개관
세계적 제약회사 투자 유치
싱가포르 내 주요 바이오메디컬 단지 /자료=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싱가포르 내 주요 바이오메디컬 단지 /자료=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싱가포르의 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 정책은 바이오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인천시가 눈여겨볼 만하다.

'제조업'으로서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중요성을 일찍 인지한 싱가포르 정부는 중장기적 산업 육성 계획을 마련하고 인프라 투자와 다국적 기업의 투자 유치에 노력해 바이오 강국으로 올라섰다.

2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2000년부터 바이오메디컬 육성 정책을 추진해왔다. 2003년엔 최첨단 바이오기술 연구단지 '바이오폴리스'의 운영을 시작했다.

바이오폴리스는 8~15층의 7개 건물들이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으며, 노바티스나 글락소와 같은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한 상태다.

싱가포르 바이오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연구원 산하 기관 등 공공연구소도 건물에 둥지를 트고 입주기업들과 협업을 펼치는 중이다.

바이오폴리스가 바이오메디컬 R&D 허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최신 시설과 특화된 서비스와 함께 실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주는 바이오 인포머틱스(bio-infomatics) 시스템과 완벽한 유비쿼터스 환경, 연구원을 위한 쾌적한 도시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바이오폴리스는 혁신 생태계로도 유명하다.

바이오 분야의 개발 모델이 발전하면서 규제 변화와 R&D 생산성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업계 주요 인사와 연구기관,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 임상·계약 연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이 가진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부는 R&D 연구물의 상품화를 위해 바이오폴리스 주변에 의약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메디컬 파크'를 운영 중이다.

업계와 협업해 새로운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지난 30년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의 정기 시설 검사에서 지적을 받지 않는 등 인프라와 인력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높였다.

이런 제조 역량은 세계적 바이오메디컬 업체를 유치하는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화이자와 노바티스, 사노피, 애보트, 암젠 등 세계적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 허브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서봉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최초 기술'의 발굴을 통한 창업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인프라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의 아시아 제조 허브로 부상 중인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의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지원시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플러그 앤드 플레이는 바이오폴리스의 핵심적 개념으로서 '빈손으로 입주해도 곧바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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