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라벨떼고 버리면 압축없이 수거
▲ 21일 요코하마시 토츠카 자원선별센터를 방문한 박남춘(오른쪽 두번째) 인천시장과 관계자들이 폐기물 재활용 처리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쿵쾅쿵쾅, 쨍그랑, 촤르르르"

21일 오전 찾은 일본 요코하마 토츠카 재활용품 자원선별센터. 재활용품 수거 차량이 재활용품을 쏟아내자 33명의 직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바삐 움직였다. 직원들은 병과 페트병, 캔 등 뒤섞인 재활용품 속에서 품목별로 선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은 370만 인구의 요코하마 내 선별센터 4곳 중 한 곳으로 재활용품이 새 상품으로 탄생하는 곳이다.

인천의 재활용률은 56.7%. 2025년 직매립 제로화와 함께 재활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일본의 재활용품 수거 체계가 주목 받고 있다. 인천 지역 실정에 맞는 폐기물 관리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박남춘 인천시장 등은 지난 19일 요코하마 미나미혼모쿠 최종처분장 등 선진 환경 시설을 시찰 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일본의 재활용품 수거 방식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주민들이 품목별로 수거일을 정하고, 요일에 맞춰 재활용품을 내놓는다. 수거 차량도 압축차량이 아닌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수거가 이뤄지면서 재활용률이 80%대에 달한다.

배출할 때도 뚜껑과 라벨을 분리하고, 가능한 깨끗한 상태로 버리기 때문에 소각장으로 향하는 비율이 12~13%에 불과하다. 국내에선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재활용품으로 쓸 수 없어 소각장으로 가는 비율이 40~50%로 훨씬 높다.

국내 재활용률이 더 낮은데 선별 비용은 더 많이 든다. 재활용품 선별 비용이 일본은 1t당 3만원대이지만 인천 등 한국은 26만원대도 십수배 차이가 난다.

우쯔이 유타카(控井 豊) 토츠카 자원선별센터 소장은 "병과 페트병, 캔을 제외한 옷과 종이 등 15개 품목의 재활용품은 품목별로 지정된 업체가 요일에 맞춰 수거한다"며 "병과 캔은 새 제품으로, 페트병은 옷으로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 등은 지난 20일 요코하마 시내로부터 2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나미혼모쿠 제5블록 최종처분장을 찾아 친환경 매립시설을 시찰했다. 이 최종처분장은 시내 일반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전체 소각재가 매립되는 곳으로 바다 위에 조성됐다.

요코하마시는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해상에 매립장을 약 6520억원을 투입해 설치, 2017년 10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매립이 끝나면 항만부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윤하연 인천연구원 박사는 "세계적인 추세가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을 최소화하고, 소각재만 매립할 수 있는 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최종처분장에 반입할 수 있는 소각재 성상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마련된다면 국내에서도 해상 매립지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일본)=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