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임직원이 재취업한 업체가 용역 맡아 '의혹'
경찰, 외부평가위원 명단 유출·사전 접촉에 주목

경찰청 범죄수사과가 인천국제공항 4단계 사업의 제2터미널 건설사업관리용역(CM)에 대한 입찰 비리 의혹을 잡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5월 희림종합건축, 혜원까치, 무영씨엠, 건원 등 4곳이 경쟁을 벌인 입찰이다. 유신·근정 등이 짝을 이룬 희림컨소시엄이 806억원에 수주했다.

경찰은 4단계 사업의 2터미널 확장에 포함된 건축·기계·전기·통신·토목분야 등 CM 입찰 및 계약 자료를 인천공항공사에서 넘겨받아 지난달 계약팀 관계자를 조사했다.

제2터미널 확장과 부대건물 CM 입찰에 대한 비리 의혹을 ▲외부평가위원 명단 유출 ▲특정 업체의 외부평가위원 사전 접촉 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경찰은 인천공항공사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임직원이 취업한 업체(컨소시엄)가 해당 용역사업(입찰)을 수주했다는 점을 들어 전방위로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를 퇴사한 임직원이 복수의 특정 업체에 재직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인천공항공사 출신 임원이 취업한 이들 업체는 인천공항 1단계 건설공사부터 최근 4단계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사업들을 단골로 수주해 누적매출이 수조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업은 추정가격이 1070억원에 달해 발주 당시부터 비방전과 과열 양상이 나타나 인천공항공사가 나서서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등 주목을 끌었던 입찰이다.

업체들 간 비방전에 '인천공항공사 직원과 특정 업체의 유착' 소문이 번지자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4월16일에 입찰에 참여하는 4개 컨소시엄 대표자를 불러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해당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 중 혜원까치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인천공항 4단계 부대건물 CM을 203억원에 따냈다. 추정가는 271억원으로 무영씨엠, 삼우씨엠, 근정 등이 경쟁을 벌였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2터미널 확장 CM 입찰은 사업수행능력평가, 기술제안, 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입찰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춰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2023년까지 4조2000억원을 투입해 제2터미널 확장, 4활주로를 신설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꼽힌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