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


2년 전 서울에서 온 국립민속박물관 학예관이 인천시청 사무실을 찾아왔다. 민속박물관은 2019년을 '인천민속문화의 해'로 정했으며 지역의 민속을 조사하고 발굴, 수집한 후에 보고서와 전시회를 갖는다고 했다. 으레 그들은 인천 지역의 섬이나 농촌 마을만 훑으며 민속자료를 수집할 것으로 짐작했다. 예상과 달리 그들은 부평에 '베이스캠프'를 쳤다. 학예관들은 들판 대신 공단을 누볐다.

'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이 인천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지난 5월15일부터 8월18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대표적 공단도시, 산업도시로 성장한 인천을 만들었던 힘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전시회는 그 중심에 공단 노동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일방직 작업복' '제미니자동차' '삼익피아노' '용접바가지(마스크)' 등의 유물은 공장 담 밖에서는 볼 수 없는 노동자 개개인의 삶과 생산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관람을 끝내고 나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익숙한 내음이 났다. 인천의 짠 내 가득한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땀 밴 작업복을 이용해 설치한 성효숙 작가의 '바닷바람에 걸린 작업복'이다. 메이드(Made) 인(人) 인천. 노동자의 땀 밴 작업복이 곧 인천을 만들었다는 것을 단 번에 보여준다.

'민속(民俗)'의 사전적 의미는 민간 생활과 관계된 생활 풍속이나 습관, 신앙, 기술, 전승 문화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민속놀이, 민속공연, 민속의상, 민속마을 심지어 민속주점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는 민속을 그저 '전통'으로만 알고 있었다. 60, 70년대 인천의 거의 모든 집 마당 빨랫줄에는 작업복 한 벌씩 걸려 있었다. 그것이 민속이 아니고 무엇일까. 관람하기에 서울길이 멀다고요, 오는 10월 인천시립박물관에서 그 민속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