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인천 바이오업계의 가장 큰 고충은 전문 인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다.

고성장을 거듭하는 바이오산업이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생산성 저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전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인천시가 추진 중인 '바이오공정 전문센터 건립' 사업이 하루라도 빨리 본격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20일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2017년 작성한 '인천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현황 및 향후 과제' 연구보고서를 보면, 인천지역 바이오 인력은 2015년 기준 모두 3546명으로 전국 인력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2720명에서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국 평균 증가율 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3546명 중 석·박사 학위 비중은 '27.2%'로 인천 바이오 인력이 연구·개발(R&D)보다 제조 중심으로 구성됐음을 시사한다.

같은 해 인천지역 바이오산업 투자비는 연구개발비 3595억원, 시설투자비 2290억원으로 전국의 34.1%를 차지했다. 2014년 대비 520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국내 바이오산업의 쌍두마차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 11공구에 대규모 공장 증설을 예고하면서, 인천 바이오산업의 생산 규모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지금의 전문 인력 공급 체계가 늘어나는 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작년 인천테크노파크가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디엠바이오 등 인천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인력 수급 현황을 조사해 보니, 2018년 이들 기업의 전문 인력 수요는 598명이었으나 공급 가능한 전문 인력은 160명에 그치는 등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기업이 부족한 438명을 채우기 위해선 비전문 인력을 채용해 전문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필요한 인력을 당장 투입할 수 없게 되면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글로벌 시장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바이오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며, 기업 수요에 맞춰 인력 양성 사업에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선 인재 양성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찬근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도 "바이오 공정 인력은 과거 합성의약품 공정 인력과 달리 교육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예민한 물질을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교육이 중요하다"며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소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인천시는 송도 11공구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에 6600㎡ 규모의 바이오공정 전문센터를 짓겠다며 국비 지원 요청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으나, 산자부는 지금까지 이를 승낙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스타트업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경제연구원은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한 효율화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인천 바이오 클러스터는 바이오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하다. 앵커기업과 벤처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움직임을 주문했다.

/박범준·임태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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