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단법인 … 시교육청 관할 벗어나 대책 필요

"몇 년 새 인천에서 부흥초, 만수중, 제물포중 축구부가 사라졌다. 해체된 것은 아니고 이런저런 일로 축구클럽으로 전환했다. 유소년 축구에서 클럽 체계는 이미 대세인데도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 문제는 아직 학교 운동부 못 따라간다고 본다."

인천에서 수년 동안 축구 지도자로 활동 중인 A씨는 이런 얘기를 털어놨다. 지난 15일 송도국제도시에서 모 축구클럽 승합차가 다른 차량과 충돌해 어린 학생 2명이 숨진 참사를 어떻게 보냐는 물음에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이번 사고에선 운전자 신호 위반이 직접적인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축구클럽은 학교 운동부보다 안전 부분에서 소홀할 수밖에 없다. 일반 기업이나 학원들과 마찬가지로 경영난에 운영비를 줄여야 하는 축구클럽들이 현실에서 이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사고가 난 승합차 운전자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에도 코치들이 돌아가면서 아이들 통학 차량을 운전했다"며 "운행 중 정지신호에 걸려 늦으면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한테서 전화가 와 빨리 데려주려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해당 축구클럽에선 최근까지 초·중학생을 합쳐 350명가량이 다녔는데 코치진은 5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2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내 학교 운동부를 대상으로 해마다 4번 이상 성폭력·폭력 예방 교육과 함께 2~3회 지도자 연수가 진행된다. 지도자 연수에선 운동부 비위 행위 근절과 학생 안전 체계 확립을 중점으로 교육한다.

일반 초교에서 운동부 통학 차량은 드물지만 운영할 경우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분류된다. 교육당국에서도 운동부가 전지훈련이나 대회 나갈 경우 학생 이동 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운동부와 같이 시합하며 경쟁하는 축구클럽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학교 운동부는 시교육청과 교육지원청 관리를 받는 반면, 축구클럽 대부분은 사단법인 성격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개입하기 어렵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인천지역 초·중등부 27팀 가운데 학교 운동부 소속은 9팀이 전부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나 시교육청이 청렴 등 각종 제재 방안을 내놓으면서 운동부들이 클럽으로 많이 넘어갔다. 스포츠계에서 생활체육을 권장한 것도 축구클럽이 늘어난 배경"이라며 "현재 축구클럽은 관련법상 시교육청 관할이 아니라서 어떤 안전 규정이 있는지, 어떻게 시행되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