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도 접근방식 과감 탈피
개선점·요구사항 발굴 뼈대
튀는 아이디어·디자인 도입
연말까지 '이례적 프로젝트'
▲ '청년이 꿈꾸는 미래도시 수원연구'에 청년들이 발벗고 나섰다.수원시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젊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 하기로 했다.사진은 원도심으로 분류되는 팔달구 지동 일대 모습.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시가 '도시정책'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청년들에게 맡겼다.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목표로, 관(官) 위주였던 접근 방식을 과감히 내던졌다.

19일 시에 따르면 최근 시 내부에서 청년들과 함께 지역 도시재생방안 찾기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른바 '청년이 꿈꾸는 미래도시 수원연구'라는 프로젝트다.

연구는 오는 12월까지 청년들이 직접 낙후된 가로 환경 및 주거지에 대해 개선점, 요구사항을 발굴하는 것이 골자다. 단계마다 보고서도 작성한다.

시는 '시민 중심의 변화'라는 큰 주제만 제시해놨을 뿐, 모든 과정이 청년들의 손에 달렸다. 경희대학교 학생 등 청년 110여 명이 참여한 상태다.

철저히 지자체 중심이었던 도시정책 분야를 일반청년이 다루는 것도 그렇지만, 시작부터 끝을 매듭짓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민간협력의 폭이 확대되면서 구도심 활성화 사업 등에 청년의견을 수렴하는 일은 있으나, 어느 단체에 속하거나 직업적인 특성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청년의 전문성은 단연 '젊은 시각'이다. 청년들은 현재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제안을 담당할 팀, 환경개선을 담당할 공공 디자인팀 등으로 나눠 심층연구에 돌입했다.

사용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장조사, 인터뷰, 행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원화성 등 역사자원이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구도심으로 꼽히는 팔달구 지동 지역의 주거지와 지동전통시장, 인계동 지역 국제테마거리가 우선 연구 대상지로 선정됐다.

청년들은 지동 대상지의 경우 소규모 택지단위의 주택정비사업이 필요하고, 특화된 지역 프로그램을 통해 재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과 모든 거주 시민을 아우를 주거지 모델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테마거리는 상권, 주거지 등 주변을 바탕으로 한 신규 디자인이 필요하다 보고 있다.

시설물에 독특한 아이디어가 담긴 디자인을 도입, 보행자와 시민이 찾아오는 미래형 도심 속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들과 프로젝트에 동참한 김선철 경희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청년이 문제와 요구를 찾아다니고, 실험하는 과정속에서 기존에 없던 도시 대안을 만들 것"이라며 "향후 도시정책에도 청년의 힘이 작용될 근간을 만든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수원만의, 미래지향의 도시정책을 만들기 위해 대학교, 청년과 공동으로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시 정책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