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온라인뉴스팀01]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숨진 여배우 한지성씨(28)가 사고 당시 음주상태였다는 국과수 부검 감식 1차 소견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는 17일 "고속도로에서 숨진 여배우에 대한 정밀 부검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경찰에 1차 구두소견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최종 감정 결과가 나온 건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1차 소견상에는 한씨의 시신에서 면허 취소 수준(0.1% 이상)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의 음주운전이 확인되면 이번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진다. 동승한 남편은 음주운전 방조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공식적인 부검결과가 전달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한지성은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쯤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김포공항 IC인근에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사망했다. 한지성은 당시 편도 3차로 도로에서 2차로에 운전하던 벤츠 차량을 세웠고, 남편 A씨를 뒤따라 나오다 이 같은 변을 당했다.


경찰은 한지성을 친 두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또한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도로 교통공단에도 두 운전자의 과속 여부 등의 확인을 요청했다.

경찰의 블랙박스 확인결과에 따르면 한지성은 남편이 차량에서 내렸고, 트렁크쪽으로 이동해 몸을 좌우로 비트는 행동을 한 직후 사고를 당했다.

같은 차량에 동승했던 남편 A씨는 사고 당일 지인들과 음주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한지성이 술을 마셨는지 묻는 경찰의 질문에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남편 A씨는 경찰에서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도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부인 한씨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지만, B씨가 운전자가 아닌 점을 들어 알코올농도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한씨가 술을 마신 뒤 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씨가 술을 마셨던 점포와 동석자들을 조사를 벌였다.

사고 당시 한 씨의 차는 편도 3차로 중 2차로에 멈춰서 있었다. 3차로 옆에는 비상시 차량을 댈 수 있는 비교적 넓은 갓길이 있었는데 한씨는 왜 갓길도 3차선도 아닌 2차선에 차를 세웠을까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구조대와 경찰도 당시 사고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구급대원은 "보통 고속도로에선 차량끼리 추돌해 사상자가 발생하는데, 갓길을 놔두고 2차선 도로에 차를 세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 씨는 남편이 내린뒤 왜 뒤따라 차량 밖으로 나왔던 것일까도 또 다른 의문점이다. 사고가 난 고속도로는 시속 100km 구간이다. 심야 시간에는 통행량이 드물지만, 차량이 지나갈 경우 빠른 속도 때문에 위험한 곳이다.

그리고 한씨의 남편은 경찰에 "볼일을 본뒤 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면 사고 충격 당시 소리 등을 듣지 못했던 것인지도 의문점으로 남았다.

한지성은 1990년생으로 올해 나이 서른살로 지난 2010년아이돌 그룹 비돌스(B.Dolls)로 데뷔, '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본명인 한지성으로 드라마 '해피 시스터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사랑은 방울방울', 뮤지컬 '기억전달자' '실수로 죽은 사내' 등에 출연했다. 한지성은 지난 3월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