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성장을 견인 중인 인천 소재 두 기업의 '명암'이 엇갈렸다.
셀트리온그룹은 인천의 중심에서 바이오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혐의로 인한 검찰 수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으로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인 모습이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삼성바이오도 적극 도전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두 회사 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서 회장은 16일 인천시청에서 '셀트리온 비전 2030' 기자회견을 열고 "2030년까지 바이오산업에 40조원을 투자하고 11만명을 직간접 고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인천에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단지가 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가 있다. 바이오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 계획은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삼성바이오도 함께 도전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두 회사가 인천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면 바이오산업에서 10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서 회장은 "송도국제도시가 생기고 많이 들어온 업종이 바이오기업인데, (두 회사의 투자가 잘 이뤄지면) 인천은 자연스레 바이오밸리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서 회장이 삼성바이오를 언급하면서 이날 기자회견이 셀트리온 단독으로 이뤄진 것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상황이다.
인천시는 삼성바이오가 인천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 중 하나인 만큼 아쉬움이 크다.
시 관계자는 "사실 우리로선 두 회사가 동시에 중장기 사업을 발표하는 게 최고의 그림이었다"며 "삼성바이오는 내부 사정이 있어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은 혐의를 밝히기 위해 이날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를 압수수색했다.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공식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분식회계 여부를 살피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기도 한 이 부회장은 이 사건의 상고심 재판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현재로선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 향후 발표 계획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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