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ESCAP 동북아 부대표 '서해평화포럼' 토론서 제언 "간담회 연다면 성과 있을 것"
그동안 남북 분쟁이 끊이질 않던 서해 바다가 평화의 바다로 거듭나기 위해선 바다를 사이로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인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상민 UN ESCAP(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 부대표는 16일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린 '서해평화포럼' 토론회에서 "지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고착 상태를 보이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인천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평화도시가 돼야 한다"며 "특히 인천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인 '국제기구'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추후 교통과 무역, 에너지 등을 연계한 남북 경제 협력이 실현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경제개발구를 선정했으며, 녹색기후기금(GCF)과 같은 인천 내 국제기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만약 인천이 주도적으로 나서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남북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다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제훈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장도 "인천에 있는 국제기구와 송도국제도시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있어 인천의 '핵심 키'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송도에 수십여개의 국제기구가 있고 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도 즐비한 만큼 이 같은 장점을 살려 북한과 교류하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포격과 같은 사건으로 인해 인천이 남북 갈등을 대표하는 도시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평화도시 인천'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수경 인천겨레하나 집행위원장은 "국민들에게 인천이 어떤 도시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연평도 포격과 전쟁이라는 키워드로 도시를 설명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이미지가 바뀌지 않는다면 인천은 절대 평화도시가 될 수 없다. 이산가족과 월미도 실향민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이미지화해 알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역시 "인천에서 평화 관련 국제 포럼을 자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인천이 한반도 평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